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 베타리딩 후기

Software Conflict 2.0

베타리더 최재훈

소프트웨어 컨플릭트의 베타리더를 제의 받았을 때, 어찌나 기쁘던지. ‘소프트웨어 공학의 사실과 오해’로 잘 알려진 로버트 L. 글래스의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렸습니다. 로버트 L. 글래스는 수십 권의 저서를 쓴 베테랑 컨설턴트이며, 소프트웨어 산업계의 구루입니다. 하지만 그의 저서 중 한 권만이 번역서로 소개되어 있을 뿐입니다. 저는 이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번 번역 작업이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 컨플릭트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문가부터 초보자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리라 생각합니다. 저자의 통찰력이 유머 감각과 한데 어울려져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마찬가지로 지적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의 베타리딩이 끝난지 3주나 지났다. 기말고사와 인턴 생활에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며칠 전에야 서평이나 감상을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마도 출판된 책을 받으면 다시 한번 읽고 서평을 쓰게 될테니, 베타리더라는 역할에 중심을 두고 감상을 써볼까 한다.

처음에는 여유만만이었다. 번역 속도가 더디었기 때문에, 2주나 3주에 한 장(Chapter)를 읽으면 그만이었다. 숙제하다가 지치면 수필 하나를 꺼내 읽으면 됐다. 부담될 것 하나 없었다. 그러던 것이 조금씩 번역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주일에 한 장을 모두 읽어야 했다. 수강하는 과목이 많았고 외부 활동도 늘려놓은 통에, 일주일이란 시간이 결코 충분하지 못 했다. 막판엔 어법이나 표준어 준수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원문과 번역된 글을 비교한다는 것은 사치였다. 베타리딩 시작 전에는 당연히 모든 글을 비교할 생각이었다. 훗날 내 자신이 번역 작업을 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초기에 느린 번역 속도에 속아버리지만 않았어도, 활동 범위를 마구 늘리지 않았을텐데… 하여간 막판의 무시무시한 번역 속도를 체감하고, 박재호님과 이해영님의 내공을 실감할 수 있었다.

조엘 온 소프트웨어를 기대하고 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을 펼치면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수있다. 우선 15년 전에 첫 출판된 책이라서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구닥다리가 된 이야기도 있다. 매 장마다 저자의 후기가 있다. 이전과 오늘의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잘 짚고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전설’을 구전으로만 전해 들은 나에겐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학교에 남겨놓고 온 데스크탑에 베타리딩과 관련된 모든 문서가 남겨져 있어서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기엔 역부족이지만, 흥미롭게 읽었던 몇몇 이야기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는 해결책이지 골칫거리가 아니다로버트 L. 글래스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다. 국내에 소개된 또다른 그의 저서 소프트웨어 공학의 오해와 진실에서 훨씬 잘 다듬어진 이론을 접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도구 모음의 최소 권장 기준은 지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업계 전체에 적용할 권장 기준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팀과 회사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 않을까? 사실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어떤 작업을 시도하려 준비 중이다.

컨설팅의 진정한 비밀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제랄드 와인버그컨설팅의 비밀을 읽어보는 것이 좋다. 제랄드 와인버그 역시 로버트 L. 글래스만큼이나 유명한 컨설턴트이다. 그리고 보니 각자 수십 권의 책을 저술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소개된 책이 달랑 두 권 뿐이라는 점도 똑같다.

독자가 전산학과 출신이라면 이 책을 더욱 권하고 싶다. 책 전반에 걸쳐 전산학 연구가 그릇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실무와 학계 양쪽에 몸 담았었기 때문에 허튼 소리로 치부하기 어렵다. 사실 나로선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자꾸 더 많은 말을 하고 싶다는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자. 후에 서평 쓸 거리는 남겨놔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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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재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고성능 서버 엔진, 데이터베이스, 지속적인 통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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