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티볼리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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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February 8, 2020

지난 몇 개월 동안 경제 공부를 주로 하느라 책 소개가 뜸했다. 경제와 주식을 파고들면 들수록 모자라는 점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 좀 더 확신을 갖기 전에는 경제 관련 서적은 소개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고 보면 막스 티볼리의 고백은 실로 오랜만에 읽는 소설책이다. 블로그를 통해 마지막으로 소개한 소설이 일리움이고, 이때가 지난 12월 17일이었으니 말이다. 실로 5개월만이다.

딱딱한 숫자 놀음만 접하다가 소설책을 집어서 그런지 몰라도 사흘 내내 즐겁게 읽었다. 나이를 먹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남자가 한 여자를 평생 사랑한 이야기가 매혹적이었다. The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를 듣는 느낌이었다. 아름답지만 한편으론 무서울 정도의 집착이 드러나는 사랑. 사랑하는 이가 숨쉬는 그 한 모금마저 놓치지 않으려는 강렬한 열정.

때로는 문장이 지나치게 화려하단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렇게 했기에 화자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책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막스 티볼리의 사랑에만 몰두하면 안 된다. 분명 화자인 막스 티볼리가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와 주변 사람들의 삶에 주목하면 더더욱 안타까움이 더하다. 소중한 사람의 삶에서 잊혀지는 슬픔, 사랑하는 사람을 잊는 슬픔, 누군가의 바램을 애써 잊어야 하는 슬픔. 삶의 애환이, 그 아름다움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후기의 후기

책 소개글을 써놓고 나서 다른 사람들은 뭘 느꼈나 살펴봤다. 감동한 사람도 있고, 미흡하다고 느낀 사람도 있었다. 예상했던 바였다. 노벨상 수상작도 막상 읽어보면 별 것 없네!하고 실망할 때가 있는 법이니, 모두가 인정하는 명작이 있을까 싶다. 다만, 집착이란 주제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경우는 조금 아쉬웠다. 집착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단정 짓고 반감을 갖으면 이 책이 갖는 나름의 가치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본문에서 언급했던 Every Breath You Take를 싫어하는 청자는 보지 못했다. 이 노래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면, 막스 티볼리의 고백에서도 감동과 슬픔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영화 American Beauty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그 모든 비극에도 불구하고 삶이 아름답다했던 그 목소리가 막스 티볼리의 고백과 함께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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