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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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September 19, 2006

지난 3년 동안 영어로 말할 기회가 없었다. 항상 기술 문서를 옆에 두어야 하다보니 읽기는 능숙해질 수밖에 없었다. 가끔은 Yahoo! XP Group에 방문해서 난상 토론을 지켜보기도 했다. 게다가 출퇴근 길에 The song of ice and fire을 읽었으니 이 정도면 괜찮다 싶다. 가끔 해외 소프트웨어 전문가에 이메일을 보냈으니 글쓰기 연습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말하기 문제에 들어서면, 마디도 못해 본 것 같다. 직장인 스터디 그룹에 참여해볼까 싶었지만, 주말마다 강남까지 가기가 귀찮았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허구헌날 워크샵 간다느니 하는 통에 뜻대로 되는 일도 없었다. 외국인 여자 친구를 사귀면 된다는 충고를 들었지만, 이것이야 말로 스터디 그룹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해외로 진출하거나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거나, 또는 해외 개발자 등과 일하려면 좀더 실력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학교로 돌아온 후, 되도록 영어로 말할 기회를 많이 잡고자 노력했다. 솔직히 100% 본의는 아니었지만, 영어 수업만 세 개 듣고 있다. 그러나 막상 질문하려고 하면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지난 금요일에는 잡화점 가는 길에 해외에서 온 교환 학생을 만났다. 한국어 교재를 어디서 사야 할지 모르길래 친절하게도(?) 내가 직접 알아봐줬다. 약간 버벅대긴 했지만 몇년 만에 처음으로 말한 것 치곤 괜찮았다. 버벅댔다곤 해도 한 5초 정도 적당한 어휘를 고르는 정도였다. 이 정도면 ‘나도 제법 하잖아’라고 생각할만 했다. 그리고 오늘이 왔다.

오늘은 운영체제 프리젠테이션을 할 차례였다. 지난 밤에 후기(해외에서 살다 온 사람) 입학한 후배의 도움을 얻어 예행 연습까지 했다. 후배가 문제가 될 만한 부분 또는 좀더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수정되어야 할 부분을 지적해줘서 메모까지 했다. 그래서 나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프리젠테이션을 하려고 앞에 나서니 왜 이리 떨리는지. 우리말로 진행할 때는 내 안방인 양 자연스러운데, 오늘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시작하다 보니, 준비해놓은 농담은 둘째 치고 메모 보는 것도 잊어버렸다. 솔직히 말해 내용 전달에 전념하기도 벅찼다. 세 장쯤 넘겼을 때에야 자신이 긴장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일은 더 꼬이기만 하는데. 4번째 TP에는 웹 사이트 URL이 있었다. 강의실에 마우스가 없고 그것을 대체할 컨트롤러도 없었던 터라, 키보드로 어떻게 해보려는데 다음 TP로 넘어갈 뿐 URL이 뜨지 않는 것이다. 교수님은 컨트롤러 찾으러 가시고, 나는 어떻게든 웹 브라우저를 띄우려고 이런저런 키의 조합을 시도해봤다. 결국 웹 브라우저를 열긴 했지만, 이미 마지막 마음의 여유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 성운으로 날아가 버린 뒤였다.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뒤에 신경을 날카롭게 세우고 교수님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였는데, 다행히도 나쁘진 않았나 보다. 발표 자체는 엉터리였지만, TP의 내용이나 구성에 신경 쓴 덕분에 잘 지적했다는 이야기를 몇 차례 들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나고 돌아가는 학생들에게 말하는 연습 좀 하고 와요라고 한 것만 봐도, 어지간히 어설프게 말했나 보다. 내 참, 예행 연습까지 했는데 말이다.

오늘의 말하기는 대실패였지만, 아직 연습할 기회는 많이 있다. 우선 질문 던지는 것부터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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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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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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