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오전 10시 20분 무렵. ‘운동과 건강’ 수업에 참석하기 위해 수영장 위 층에 자리잡은 트레이닝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설마 오늘도 휴강은 아니겠지?
라며 지난 주의 일을 떠올렸다. 멍청하게도 공지를 확인하지 않고 트레이닝실에 와서 30분이나 기다렸었다. 겨울 기운이 벌써부터 느껴지는 바람을 맞다가 건물 안에 들어서니 따뜻했다. 신발을 갈아신고 체력 단련실에 들어서려 하는 참에 한 외국인 여성이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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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프랑스어 같은데. 난감하구만.
나이로 보아 학생 같지 않고, 교수쯤 되는 것 같았다. 어쨌든 뭔가 궁금한 것 같은데 프랑스어는 못 하니 영어로 대화를 시도해봤다. Speak English?
그쪽도 결코 유창하지는 않은 영어로 수영장이 닫혀 있다고 말했다. 수영장 수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기에 Swimming pool is under construction.
라고 대답해주었다. 그 분은 뭔가 아쉬운듯 Oh~
라며 탄식했다. 수영을 좋아하나 보다. 유치원 때는 50m 정도를 가뿐하게 돌아다녔던 나지만 어느새 잠수밖에 못하는 인간이 되어 버렸기에 내심 부러웠다.
잠시 생각하는 눈치더니 이내 언제 다시 개장하는지 물었다. 내가 알리가 없다. 그리고 보니 계단에 종이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가서 보니 일정이 표시되어 있었다. 12월 초까지 공사를 한단다. 그런데 이게 웬일, 12월을 영어로 뭐라고 하는거지? November인지 October인지 통 생각나지 않는다. 결국 내가 한 말은 You can see the period, here.
이었다. 그러나 손으로 작게 쓴 공사 종료일을 알아볼 수가 없는지, Until November?
라며 다시 물었다. 아, 환장하겠구만. November가 12월 맞겠지 뭐.
결국 Yes, November.
라고 대꾸해주었다. 그 분은 아쉽다는 표정이었지만, 고맙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떠나갔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 아까 벌어진 일이 떠올랐다. 재빨리 사전을 열고 November를 쳤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 11월이란다. 그럼 October는?
10월이란다. 그럼 도대체 12월은 뭐야?
December란다. 그리고 보니 Linkin Park의 My December라는 노래가 있었다. 그 분이 여전히 닫혀 있는 수영장 문을 보고 이게 뭐야?
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한번 더 물어보시길.
저는 영어의 달 이름 중, September와 November가 항상 헷갈립니다.
그래서 “건즈 앤 로지즈의 november rain은 11월 비니깐 november는 11월이고, 어쓰 윈드 앤 파이어의 september는 9월이니까 september는 9월이다.”
라는 전혀 논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외우고 있습니다. 앞뒤가 전혀 연관성이 없는데, 하여간 잘 쓰고 있어요.
@자매품으로 october는 pet shop boys의 my october symphony, december는 collective soul의 december.
제 경우엔 시험 때마다 다시 외우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번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도저히 못 잊을 것 같습니다. 역시 실전이 중요합니다. ^^
정말 남들이 보면 쉬운 것인데도 꼭 헷갈려서 잘 안 외워지는 것들이 있죠. 이런 일을 겪으셨으니 절대로 안 잊어버리시겠네요. 흐흐;
잊어먹을 수가 있을까요? 풋.
저도 “월”이 갑자기 기억이 안나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이제는 그냥 “next month”, “next next month”, “2 months ago” 이런 식으로 둘러댑니다 -_-;
숫자 표현할때도 난감하구요. 갑자기 “15만원” 이런거 -_-;; 한동안 많이 썼더니 익숙해졌다가, 또 한동안 안썻더니또 헷갈립니다. ㅠㅠ
저도 Nov. 는 GnR의 Nov. Rain으로 외우고 있습니다. -_-;;
돈, 날짜, 정당 이름, 부서 이름 등등 자주 써야 하는 단어가 익숙해져야 대화하기 쉬운데, appropriate 같이 어려운 단어부터 익혀버리니… 난감하죠.
ㅋㅋ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저만 헷갈리는게 아니라는 것에 위안이 됐습니다.
ㅎㅎ 나도 매일 같이 웬만하면 학원에 일찍 가서 미리 강의 준비하러 외국인 강사들은 일찍 오기 때문에 같이 테이블에 앉거나 옥상에 같이 가서 바람쐬며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이지 대화 5분 정도 하면 무슨 이야기 해야 하나 막막하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말 걸어주면 좋아라 하고 같이 말 많이 해준다. 내가 이야기 못 이어가도 외국인 강사들이 잘 이어주기에 나는 듣고 이해하며 으흠~ 노, 예스 등등으로 맞장구 쳐 가면서 안되는 말 막 이어가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푸하하. 나도 처음엔 날짜가지고 고생 많이 했는데, 지금은 간단한건 된다. 그러나 여전히 단어의 압박으로 내 의중대로 말하기란 너무 어렵다. ㅜ.ㅡ 당장 다음 달이면 미국가야 하는데, 공항가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잘못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ㅋ
Re 택: 그런가요? ^^
Re trainingid: U.S.A가 아닌 U.K로 가면 난감. 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