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모험



경영의 모험.

550쪽을 읽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다니! 전자책에 익숙해졌더니 종이책을 읽기가 이렇게 불편해졌네.

아무튼 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시중에 넘치는 일반적인 경영서와는 많이 다르다. “만유 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며 요란을 떠는 대신 여러 사례를 차분하게 들여다 보는데 집중한다. 마케팅 또는 기술 혁신 등 특정 사안에 집중하는 대신,

  • 거대한 프로젝트의 총체적 실패
  • 부의 재분배 문제
  • 기업의 윤리적 책임
  • 의사소통과 정치적 수사
  • 기업가 정신의 본질
  • 기밀과 이직의 자유

등등 다양한 사안을 폭넓게 다루며 그 과정에서 저자의 견해를 강요하기보단 저자가 제기한 문제를 읽는 이가 스스로 판단하게 돕는다. 60년대 말에 출간된 책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모든 문제가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의 이야기 같이 생생하다. 정말, 정말 즐겁게 읽었다. 여러 해에 걸쳐 두 번, 세 번 읽는 몇 안 되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via https://dayone.me/1I5Uz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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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조건

좋은 시기, 그러니까 회사가 성장하고 정치가 아닌 업무에 집중하며 사람 간의 유대 관계가 돈독할 때 일하다 나온 사람과 정반대로 회사가 성장을 멈추거나 곤두박질치고 정치가 난무하며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환경에서 일하다 나온 사람 중 한 명을 채용할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할까? 당연히 전자인데 사람은 반면교사해서 배우기 힘든 탓이다. “나는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저런 사람이 아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라고 묻는다면 후자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반면교사를 하려면 역할 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저런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은 적절한 역할 모델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국도의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올바른 행동지침을 내재할 기회가 없다. 범죄 심리학 등에서 말하는 소위 학대 피해자-가해자 가설’(victim-offender hypothesis)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이다.

물론 편향될 가능성이 높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을 돌아봐도 좋지 않은 시기에 몇 년씩 끈질기게 버티며 일하다 회사를 나온 사람이 새 회사에 와서 꼰대질을 하는 어르신으로 변모하는 일이 있다. 과도한 업무에도 잘 버티겠다 싶고 고생한 경험을 살려 더 잘하겠거니 하고 뽑은 사람이라던데 말이다. 반대로 훌륭한 창업팀 중 상당수는 그들이 뭉치게 된 사연을 들어보면 “좋았던 시절”에 대한 추억담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이팔 마피아도 이러한 경우라고 본다. 그리고 꼭 창업팀이 아니라도 오래된 정기 모임은 그 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사람은 부정보다는 긍정에서 많은 걸 배우는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내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려면 주변환경과 자신을 즐거움으로 채우려 노력해야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즐거운 경험을 서로 주고 받아야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via https://dayone.me/1HXPzZ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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