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 안 되는 이유를 꼽으라 하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
가격이 비싸!
* 전자책 시장 형성이 안되는 이유는 종이책과 거의 같은 가격 때문
* 전자책 가격 적당한 가격인가? 좀 싸게 팔면 안되나~
물론 나는 이런 의견에는 그다지 가치를 두지 않는다. 왜 그런지 페이스북 친구는 귀가 따갑도록 들었겠지만 오늘은 반례만 들어본다.
마블코믹스와 DC 코믹스가 작년부터 아마존 킨들을 통해 자사 컨텐츠를 마구 뿌리기 시작했다. 위의 Batman: The Black Mirror도 그런 작품 중 하나이다. 그런데 가격을 보면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킨들용이 제일 비싸다.
- Kindle Edition $16.99
- Hardcover $16.66
- Paperback $11.55
디지털 컨텐츠가 복제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비싸게 책정했을 수도 있다. 속사정이야 관계자에게 묻지 않고는 알 방법이 없지만 내게 중요한 건 웃돈을 얹어주고 킨들용을 살 필요가 있느냐겠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이야 뭐든 전자책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니 더 특별한 가치가 없다면 구매하기 전에 한번, 두번 더 망설이게 된다. 그런데 말이지. 샘플을 받아보면 바로 구매하게 된다. 왜? 백문이불여일견!
Batman: The Black Mirror의 첫 장면. 소위 그래픽 노블이라 부르는 미국 만화는 글자가 작다. 그래서 뉴아이패드로 봐도 글씨가 잘 안 보인다. 이래서야 컨텐츠를 팔아먹을 수가 있나. 그런데 말이지 그림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면,
이렇게 해당 컷만 확대하고 다른 컷은 흐릿하게 만든다. 글씨가 잘 보이고 현재 씬에 집중할 수 있다.
다시 손가락을 옆으로 밀면 다음 컷으로 초점이 옮겨 간다. 또 밀면
이렇게 마지막 장면까지 넘어간다. 거기서 다시 손가락을 밀면 그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디지털 디바이스에 맞게 새로운 경험을 부여했기에 가격이 더 비싸도 사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이 느낌. 전자책이 비싸다는 말은 현재의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못한 경험과 가치를 주기 때문이다. 전자책만의 장점을 잘 살리면 가격 논쟁은 무의미해진다.
마지막으로 킨들의 전자책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동영상을 찍어 첨부한다.
종이책이 컨텐츠와 현물가치를 동시에 제공해준다면 전자책은 컨텐츠 가치만 제공받는다고 느끼니까, 가격이 같다면 좀 애매하게 느낄수 있지 않을까? 전자책이 디지털 컨텐츠로써 기획되서 거기에 최적화 된 연출을 가진다면 컨텐츠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강조 할수 있겠지만 아직 그정도 수준에 도달한 전자책은 많지 않은것 같으니 말이야
컨텐츠 제공자와 유통업자가 잘하면 승산이 있다는 이야기지. 사업기획한다는 인간들의 블로그를 봐도 저런 소리하니까 짜증이 나서 ㅋㅋ
충분한 퀄리티의 만화책 e북만 좀 나와도…
Gee-young Han 미국 만화는 안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