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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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June 2, 2008

문제는 월요일 아침이다. 이 날 오전엔 어딘가 평소 같지 않다. 머리가 아프다던가, 졸린다던가, 속이 거북하다던가. 주말 이틀 동안 게임하느라, 또는 일하느라,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지난 밤에 잠을 설쳐서 그럴수도 있다. 매번 조금씩 이유는 다르지만 기분이 언짢다는 점에선 똑같다. 이런 날은 어김없이 안 좋은 일이 벌어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또 월요일이군’하는 자각은 하지만, 미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다스리지 못하고 나올 때가 많다. 그래서 재앙의 씨앗이 되기도 하는데, 오늘이 그랬다.

지하철을 갈아타는 길에 누군가 살짝 밀쳤다. 그 사람이 나중에 억울하다는 어조로 말했듯, 사실 별 일 아니었고 출퇴근 시간(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에 사람이 붐비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이성이 제자리를 잡기도 전에 화가 치밀었고 말싸움이 붙었다.

다음 지하철에 올라타서 서너 정거장을 지나는 동안, 앞서 벌어졌던 일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말싸움이 커진 건 꼭 나만의 잘못은 아니지만, 문제가 불거진 밀치기와 그 이후에 내 입에서 튀어나온 욕설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지나쳤다. 그만한 모욕을 당할만큼 잘못하진 않았다.

결국엔 그 사람이 물러나줘서 몸 싸움으로 번지지 않았다는 점에 감사한다. 오늘은 아무쪼록 자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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