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완독한 50여 권의 주옥 같은 책을 꼽아봤다. 2006년에 발행된 책을 기준으로 선정한 것이 아님을 유의하길 바란다. 1/3 정도의 책만 감상문으로 링크가 걸려 있고, 나머지는 온라인 서점으로 연결되어 있다. 감상문을 쓴 책에 대해서는 평을 덧붙이지 않는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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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미야베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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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 온다 리쿠
온다 리쿠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을 둘러싼 서로 다른 4편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세상에 단 100여 권만 존재하는 책. 단 하룻밤만 빌려읽을 수 있는 책. 작가 미상의 책. 이것이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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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테드 창의 중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잘 쓴 SF 소설은 더 이상 재미거리가 아니라 철학서의 경지에 다다른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해는 식물인간이었다가 호르몬 치료를 받고 되살아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는 약의 도움을 받아 의식의 한계를 넘어선다. 모든 사물에서 패턴을 보고, 스스로의 사고마저도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구성하는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그가 유일한 신인류는 아니었음이 곧 밝혀진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지능과 사고 발달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영으로 나누면은 수학의 절대성에 관한 물음을 제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선험적이며 완전한 지식체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학은 증명되지 않은 가설 위에 성립되어 있다. 만약 1+1=2라는 기본적인 수론명제가 거짓이라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초한귀납법이라는 의심스러운 기법을 제외하면 수론명제를 증명할 마땅한 수단조차 없다. 가장 완전하다는 수학마저 현실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경험체계라고 한다면, 우리가 과연 어떤 것을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이다. 미래를 안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지금 당장 로또를 사러 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로또에 당첨된다면, 미래가 바뀐다. 타임머신의 패러독스. 그러나 만약 미래를 안다는 것이 당신에게 어떠한 의무감을 안겨준다면 패러독스에 직면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이 아는 그대로 미래가 실현되게끔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한다면? 이 이야기의 매력은 빛은 항상 최소 또는 최대 경로를 택한다는 원리를 창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점과 자유의지에 관한 독특한 물음을 던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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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아이들 – 커티스 시튼펠드
미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으면 공감하기 힘든 책이다. 사립학교 아이들은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에 진학한 평범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누구도 돈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모든 것이 돈인 곳. 모두가 한데 어울리는 장소이면서 은연 중에 인종차별이 벌어지는 곳. 성이 값싼 내기거리로 전락하는 곳. 세계에서 가장 세속적인 나라, 미국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모든 아픔과 시련을 딛고, 자신이 속해 있던 사회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별 볼일 없는 아이 ‘리 피오라’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떤 의미에선 American Beauty와 닮은 작품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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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p it! A Practical Guide to Successful Software Projects – Jared Richardson, William Gwalt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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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fective C#: 50 Specific Ways to Improve Your C# – Bill Wa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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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을 활용한 리팩터링 – Joshua Kerievsky
인문 및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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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넘어서 – 엘리 골드렛
제약조건이론을 생산공정이 아닌 프로젝트에 적용해보자.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TOC 이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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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하이디 토플러
KBS TV 책을 말하다을 통해 앨빈 토플러와의 인터뷰 내용을 직접 볼 수 있다. 내가 설명하는 것보단 저자의 생각을 직접 듣는 게 훨씬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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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 칼리 피오리나
책 리뷰 글은 언제나 감사한 생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좋은 책들 이렇게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참 재밌을 것 같네요.
공학, 과학 이외의 분야를 아울러서 인문, 사회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인문 및 사회’라는 분류 보다는 ‘경영, 처세’로 하는게 더 적당하지 않을까요?
RE mistic: 제 친구 말로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약간 어렵지만, 그래도 재밌다고 하더군요. S.F를 즐겨 읽으신다면, 그리 어렵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RE kabbala: 여기서 분류한 방식은 2006년 독서 기록에 따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