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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February 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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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영미 문학을 주로 탐독하는데, 경험이 더해갈수록 역시 영미 문학의 수준이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순수 문학에서 보이는 이 압도적인 무게감은 코맥 매카시의 작품에서도 빛난다.

이 책은 원서로 다시 읽을 생각이고 인터넷 서점에 수많은 리뷰가 올라온 상황이라 자세히 언급하진 않겠다. 원서를 완독하고 제대로 된 글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책 내용은 젖혀두고 왜 하필이면 이 책을 선택하게 됐는지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순수 문학을 고를 때 원칙은 간단하다. 우선 작가를 본다. 작품 성향을 안다면 문제가 없고 처음 접하는 작가라면 추천 횟수나 리뷰를 확인한다. 리뷰가 10편 이상이면 딱 좋다. 이때 리뷰를 자세히 읽어야 하는데, 8명 정도가 별 다섯개를 주고 2명이 별 하나 내지 둘을 줬다면 기대해볼만 하다. 대체로 훌륭한 순수 문학일수록 독서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서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실망하고 형편없는 점수를 주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소수의 의견에 너무 귀기울일 필요는 없다. 다만 다수가 항상 옳지는 않으므로 이들의 의견은 꼭 읽어봐야 한다. 로드의 경우에 이런 경험 법칙이 잘 통했는데, 별 하나를 준 사람의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쓰레기 소설

차라리 무협소설 중 숭인문이 100배 낫습니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할말 없다. 무협소설 따위와 순수 문학 작품을 비교하다니.

뭥미?

감히, 성서에 비유를 하다니….말도 안 된다. 성서는 그 흥미로운 역사와 그 쏟아지는 주옥 같은 말들과 곱씹고 곱씹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지혜들이 넘쳐나는데, 이 책은 스토리도 없고, 감동적인 말도 없고, 시종 지루해서 사람을 미치게 하는 그런 요상한 마력이 있는 책이다.

기독교 신자가 아닌 탓이겠지만 우스웠다. 성서는 그 흥미로운 역사와 그 쏟아지는 주옥 같은 말들과 곱씹고 곱씹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지혜들이 넘쳐난다고 하는데, 역시 종교인들은 다르단 생각이 든다. 내게 성서는 그저 옛날책 중 하나일뿐이고, 너무나 많은 모순과 과장과 오류를 담은 책이다. 그렇다해서 로드미친듯이 훌륭한 책이니 성경 대신 이 책을 읽어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단지 그렇게 혹평받을 책은 절대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다시 읽어보면 왜 그런지 알 것이다.

번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경우도 있는데 이는 납득할만 했다. 그러나 약간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원서를 보지 않고선 이게 과연 번역의 문제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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