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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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February 8, 2020

여러분, 절대 SI 업체엔 들어가지 마세요 난데없는 한마디에 고개를 들어 교수님을 쳐다 봤다. 오늘도 어김없이 인생 이야기가 시작될 참인가 보다. 독특한 강의 방법으로 예나 지금이나 인기 많은 교수님이다. 툭하면 강의 교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가르치는 데다가, 삶의 교훈이라 할만한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이 날엔 SI 업체가 전산학을 3D 업종으로 만들었다고 성토하셨다. 그런데 한참 열 내고 있는 중간에 누군가 SI가 뭔가요?라고 질문해서 김이 새버렸다. 하기사 이제 막 전산과에 들어온 애들이니 SI가 System Integration의 약자라는 걸 모를만 하다. 나야 교수님의 의중을 잘 알고 있었지만, 사회에 나가 병역특례를 하기 전엔 매한가지였다.

어쨌든 교수님 덕분에 불현듯 세미나 생각이 났다. 모 SI 업체의 중역이 학생들에게 컨설팅과 SI 사업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몇몇 학생은 이날 강의가 인상적이었는지 새로운 길을 보았다고 했지만, 나는 오히려 화가 나서 다음 수업을 핑계 삼아 빨리 자리를 떴다. 그에게서 전형적인 소프트웨어 공학 신봉자의 모습을 보았기에 솔직히 불쾌했다.

다음은 그 날 현장에서 끄적거린 메모이다.

메모

페어 프로그래밍?

이 회사가 페어 프로그래밍을 한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고, 그럴 리도 없지.

EA, BPM, SOA

하나 익히는 것도 장난 아닌데, 이걸 전부? -_-;;;;;

10명이 할 일도 30명은 필요할 걸

소프트웨어 팩토리라도 만들자는 건가?

결국 이야기하고 싶은 게 공장에서 찍어내듯 소프트웨어를 만들자는 건가? 언제적 유행하던 이야기를 써먹는 건지.

Domain Specific Language를 MS에서 제안했다고?

-_-;;;;;;;;;

솔루션이 문제를 해결해준다?

헬.

Web 2.0 과 Rich Client?

헬.

SOAP이 곧 SOA?

-_-;;;;;;;;;;;

MDM (MDA) 없는 SOA는 안 된다? SOA가 안 되는 건 MDM을 제대로 안 한 당신 책임이다?

컨설턴트 또는 컨설팅 업체가 항상 써먹는 변명이군

그냥 떠오른 생각

DSL 개념이 나온지 꽤 오래 됐지만,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날개 펴는 몇 가지 이유

  • C/C++ 등의 득세: functional language와 다르게 interpreter를 개발하기가 어려웠다.

  • ruby on rails – active records

  • UML의 득세: Unified와 DSL 간의 논쟁 때문에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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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ernetes, DevSecOps, AWS, 클라우드 보안, 클라우드 비용관리, SaaS 의 활용과 내재화 등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하세요. 지인이라면 가볍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의 현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협의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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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몽
백일몽
16 years ago

soap 이 soa 라는건 대체 누가 만든 말인지 모르겠네요

최재훈
16 years ago

음… 그렇게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알만한 사람이 똑같은 소리를 하니 믿음이 안 가죠. -_-;;

김성안
16 years ago

소프트웨어 팩토리는 04년도쯤 졸트상을 수상한 책 이름입니다.
MS에 계시는 분들이 쓴 책이고 … 내용은 공장자동화 개념이 맞고요 .. 즉 PLE (Product Line Engineering) 얘기인데요. 컴포넌트 단위가 아니라 어플리케이션 단위의 재사용을 촉진하자는 얘기지요.

꿈같은 얘기이긴해도 수직 팩토리(??, 사내 버전업 등), 수평 팩토리라는(??, 도메인 내에서 재사용) 개념 등을 소개하고 있고 CBD 같은 구라성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패러다임으로서는 배울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세글자 약자는 다 못믿어”라는 분들이 저를 포함해서 많기는 하지만요… CBD, MDA, SOA … 세글자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기 좋네요. ^^’’

최재훈
16 years ago

말씀하신 바가 이해되지 않아서 자료 조사를 조금 했습니다. 역시 컨텍스트 이해가 문제였습니다. 최근에는 재사용을 논할 때 소프트웨어 팩토리를 언급하나 보더군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은 대단하네요. 그 전만 하더라도 소프트웨어 팩토리는 정말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공장을 뜻했습니다.

일본은 중앙집중식의 공장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현 상황만 보더라도 실패했지만요. 관련 자료를 조금 찾아봤습니다.

과학기술정책동향 Vol.5 No.4: 1995. 4(통권 제73호) 001

THE SOFTWARE FACTORY: ORIGINS AND POPULARITY IN JAPAN

trackback

SI 업체는 정말 개발자의 적인가?

전산과를 나와서, 곧 퇴사할 것이긴 하지만, LG CNS를 7년 6개월 정도 다닌 사람 입장에서 SI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적인가?라는 글을 보았을 때, 참, 공감 가는 이야기다 싶었다(위 글에 나오는 업체 임원이 혹시 LG CNS?). 이 정도 경력이면 개발자가 바라본 SI 업체에 대해 썰 풀 자격 정도는 있다 싶어 이야기를 해보면…

하얀 말
16 years ago

덧글 감사합니다. 아울러 트랙백도 제대로 수정해 주셨네요. 네이버 블로그가 다른 블로그 시스템과 트랙백에 있어서 사이가 안 좋아보입니다. ^^;

평안하세요. 종종 들르겠습니다.

최재훈
16 years ago

네이버 블로그의 문제도 있겠지만, 제 블로그도 외국계 엔진을 쓰다 보니 문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수시로 확인하고 수정합니다. ㅠ.ㅠ

도덕넘
도덕넘
15 years ago

SI 직원들은 앵벌이 업체들은 양아치 집단…
물론 SI업체에만 해당되지 않겠지만…
인맥, 접대, 뇌물 등 이런 저렴한 상식들은 한국에선 계속될 것이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모든일에는 댓가를 치룬다는 것이 상식이 되게 하는 것이다.
어휴~ 정말 이노무 저급한 싸구려 세상~

최재훈
15 years ago

확실히 한국에선 일부 포털을 제외하곤 일할만한 근무환경을 찾기 힘들죠. 저도 항상 고민입니다. 지금은 만족하며 산다고 해도 3년, 5년 뒤에 어떻게 될런지 걱정이 많아서, 다른 사람들처럼 이민 생각도 많이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기업환경이 깨끗하지 못하고, 문제해결을 주도해야 할 엘리트 집단은 사라진 듯 하군요. 걱정이 태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