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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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December 23, 2009

인스턴트 메신저에 보이는 낯익은 이름.

말을 걸어볼까?

잠시 망설이다 “또 대답이 없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못 이기고 키보드에 올린 손을 내린다. 열이면 아홉은 응답이 없는 메신저 창을 응시하며 헛되게 기다렸다. “바쁘겠지”, “자리를 비웠나 보지”. 있지도 않은 이유를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느라 애썼다.

시간이 지나도 차가운 태도는 변함이 없었고 매서움마저 느꼈다. 몇 번인가 전화를 걸고 문자도 보내봤으나 묵묵부답이었다. 목소리를 듣고 잠시라도 이야기를 나누면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까 헛된 희망을 품었지만 그런 기회는 오지 않았다. 무얼 잘못했는지, 어떤 오해가 있는지. 잠자리를 뒤척이며 내 자신을 괴롭혔지만 답은 찾지 못했다. 둘 사이가 회복될 날이, 친근하게 말을 섞을 날이 언젠가 오리란 기대도 이젠 하지 않는다. 혼자만의 바람과 기대에 휘둘려 잠 못 이루는 밤은 다시는 맞이하고 싶지 않다.

창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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