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리 데인저러스 –
제임스 콜만 지음, 윤영삼 옮김, 전창림 감수/다산초당(다산북스) |
내추럴리 데인저러스에는 천연두를 언급한 대목이 있다.
1775년 식민지군 사령관으로 새로 부임한 조지 워싱턴은 천연두가 부대원들 사이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부대원과 신병 입대자 모두 예방 접종을 하도록 명령했다. 반면에 영국군 사령관 호위는 천연두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결국 영국군 사이에 천연두가 퍼지면서 호위는 보스턴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2대 대통령을 지낸 존 애덤스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John Adams에도 이런 상황이 살짝 나온다. 다음은 워싱턴 장군이 존 애덤스에게 다른 식민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종두법이란 게 요즘의 의학 수준으로 볼 때 원시적이어서 매우 위험한 처치였다. 이어지는 드라마 장면에서 존 애덤스가 집을 떠난 사이 가족들이 종두법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단순히 천연두 환자의 고름을 채취해 예방 접종 대상자의 피에 묻힐 뿐이다. 이런 식이니 예방 접종을 받다 되려 천연두에 걸릴 확률이 높을 수밖에.
이런 위험성 때문에 당시에 종두법은 커다란 논쟁거리였다고 한다.
1771년 보스턴에서 천연두가 유행하자 마더라는 성직자와 보일스턴이라는 군의관은 사람들에게 예방 접종을 권유했다. 하지만 더글라스라는 스코틀랜드 출신 의사는 종두 접종을 반대했다. 보스턴의 도시 행정위원들도 종두 접종을 반대했다. 종두 접종에 반대하는 몇몇 보스턴 시민들은 마더의 집에 불 붙인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드라마를 본 시기와 책을 읽은 때가 우연히 겹치다 보니 종두법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게 됐다. 어쨌거나 지금은 의학이 발달해서 다행이다. 주사기도 아니고 피부를 저런 걸로 찢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