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0 총 정리! – 첫 날

회사 신입사원 연수다 뭐다 해서 나름 바쁜 한 주를 보내고 이제야 쓰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후기!

공식 트레일러

내게 민트는 여린 모습으로 떠오르는데 그랜드한 민트라는 축제 이름이 들을 때마다, 입에서 내뱉을 때마다 기묘한 느낌을 준다. 혹자는 그랜드 민폐 페스티벌을 기획 중이라고도 하는데 말 장난하기도 좋은 듯 하다. 정신 없을 때는 그린 민트 페스티벌로 착각한 적이 있는데, 테마송 중에 좋아서 하는 밴드가 부른 북극곰아라는 노래가 있기도 하고 축제 중에 음식물 처리 등을 유난히 강조하기도 했으니 그럴 법하지 않나… 라고 변명을 해본다.

멍청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토요일(23일)과 일요일(24일), 이틀 간 열렸다. 하루 전만 해도 일기 예보는 토요일 저녁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 했지만 중요할 때마다 틀리는 전통(?)은 이번에도 어긋나지 않았다. 특히 일요일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더니 어찌나 날이 쨍쨍하던지 낮에는 청바지가 뜨겁게 달궈져 추위를 전혀 못 느낄 정도였다. 그야말로 축복 받은 날씨였달까?

당일

한 주 내내 잠을 줄였더니 금요일 저녁엔 수면 폭발을 겪고 말았다. 어찌나 신나게 잤던지 일어났을 땐 이미 페스티벌이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멍청하게 5호선 올림픽 공원 역이 아닌 G20 콘서트가 열리는 2호선 잠실 운동장 역으로 가지만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랬더라도 박새별양의 공연을 놓치긴 매한가지였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후 티켓을 받고 나니 부스 앞에서 공연 중인 어떤 밴드의 음악에 절로 몸이 끌렸다.

달콤한 소금

달콤한 소금의 공연 중

비록 다른 곳보다 작은 무대였지만 공연 수준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처음엔 잠시 보고 발길을 돌리려 했지만 그때마다 아쉬워 마지막까지 함께 즐겼다. 축제가 끝난 지금도 아이폰에 저장된 디지털 앨범을 듣곤 한다.

국카스텐 언플러그드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국카스텐이 기다리는 Loving Forest Garden 이었다. 달콤한 소금의 공연을 보다 출발이 늦긴 했지만 그렇다곤 해도……

국카스텐 언플러그드를 보러 선 줄

어마어마한 줄이었다. 이 줄의 중간쯤 다다랐을 땐 공연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 입장을 못 한다고 진행요원이 알려왔다. 아쉽긴 하지만 국카스텐의 열렬한 팬은 아니어서 “에라 다른 곳 가자”하고 발길을 돌려 걷는데 뒤를 돌아보니 진행요원의 말이 무색하게 줄에 끝까지 남은 사람들이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투덜대면서도 부리나케 그 뒤를 쫓았다.

평소와 달리 이 날 공연은 일렉트릭 기타 등 전자 장비는 전혀 없이 어쿠스틱 연주로 진행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죽여줬다”. 이 날부터 나도 국카스텐 팬, 열렬 팬이 되었다.

국카스텐의 공연 실황

Chris Garneau

Loving Forest Garden은 계단식 원형 공연장인데다 전면에 작은 호수가 있어 참 아름다웠다. 특히 저녁이 되어 무대에 조명이 비췄을 때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였는데, 다만 호숫가라 그런지 꽤 쌀쌀하긴 했다. 그 다음 날도 이 공연장에서 오래 머물렀는데 덕분에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몸살로 고생했다. 하지만 그래도 불만은 없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함께 즐길 사람이 옆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

국카스텐이 연주를 마치자 금새 날이 저물어 Chris Garneau의 공연 때는 환상적인 분위기의 무대에서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Chris Garneau가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모습

Chris Garneau #004

추위도 녹이는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기념 사진을 찍는 Chris Garneau

Chris Garneau #011

Chris Garneau의 음악은 처음 듣는데 Lasse Lindh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연인과 함께 왔다면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로맨틱한 밤이 되었을 게 틀림 없다.

이 날은 Chris Garneau의 공연을 끝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다소 이르긴 했지만 수면 폭주로 이른 공연을 놓친 게 마음에 걸렸다. 다음 날은 첫 공연을 맡은 몽니와 그 뒤에 이어지는, 이 축제에 오기로 결정하게 만든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놓쳐선 안 될 공연이 있었기에 아쉽지만 발길을 돌렸다.

최 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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