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있는 게임 디자인 워크샵

김기웅님의 초대 덕분에 오랜 만에 외부 워크샵을 다녀왔다. 게임 디자인 워크샵이란 말로는 이 행사의 취지를 알기 어려웠는데 사전에 관련 자료를 웹에 올려주어 흥미를 느끼게 됐다.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매년 하는 행사를 한국에서 재현한다는 점도 진취적이라 마음에 들었고, 엔트리브 소프트의 사무실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하기도 했다. 사실 사무실과 화장실만 출입이 가능해서 별로 본 건 없지만, 산업기능요원일 때 한 달에 한번씩 들리던 고객사 바로 앞 건물이라 놀라기도 했다.

말이 길었는데 게임 디자인 워크샵이란 간단하지만 실속 있고 유익한 행사였다. Sissyfight란 간단한 턴제 카드 게임을 사람들이 직접 해보고, 외부(퍼블리셔)의 요구에 맞춰 게임의 규칙을 바꿔보는 게 전부다. 5분은 족히 걸릴 게임을 1분 만에 끝나게 하라는 어이없는 요구가 있는가 하면, 봄의 느낌을 살려보라질 않나, 별의별 소리를 다 듣는다.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지시를 따라야 하나?라는 의문이 드는데, 실제 일과 그리 다르지 않다. 63빌딩을 나무로 지어달라는 괴이한 요구를 한두 번 듣는 게 아니니 말이다.

4, 5명으로 팀을 이뤘는데 1분 제약이 아닌 팀이 되려 1분 만에 끝나면서 역동적인 게임을 구성해 놀랐다. 내가 속한 팀은 1분이란 시간에 충실히 게임을 구성하다 보니 게임의 재미나 구성은 다소 부족했다. 의외의 곳에서 생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니 흥미로웠다.

이런 체험을 종이 프로토타이핑에 비유하고 3D 게임에 맞는 더 나은 방법이 없는지 고민한 참가자도 있었다. 얼마 전에 조그만 퀴즈 게임을 추가했는데, 그때 Adobe After Efeect로 게임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돌려보니 도움이 됐다. 이 도구로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미묘한 타이밍이나 부족한 효과 같은 문제가 금방 드러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작업을 도와줄 사람이 없거나 그래픽 팀의 협조가 없다면, 사람이 직접 뛰어보는 건 어떨까 싶다.

Hanmail Paper Prototype

게임 분야는 의외로 세미나가 적어 심심했는데 이렇게 좋은 행사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다. 혹시 다음에 또 참가할 기회가 있다면 그땐 경험이 부족한 기획자를 대신 보내고 싶다. 책 대여섯 권을 읽는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경험을 했다. 분명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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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재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고성능 서버 엔진, 데이터베이스, 지속적인 통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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