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경영 부분에서 그렇다. ‘오마에 겐이치’는 한국 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 인본의 경영 컨설턴트다. 일년에 2,3차례는 그를 인터뷰한 일간지 기사를 읽을 수 있다. 나는 일본이나 중국과 같은 동북 아시아권에서는 그다지 배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 그에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Forbes지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적잖이 놀랐다. 9/10 정도는 나와 생각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삼성전자가 순이익에서 소니를 압도한 것을 두고,
삼성은 위치만 한국에 있을 뿐이지 일본 기업의 강점과 장점을 철저히 내화해 자기 것으로 만든 기업이다.
거의 일년 내내 삼성의 성공에 대한 말과 말이 신문과 뉴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성공 덕분에 한국의 경제 상황이 그나마 이 정도는 되니 나 역시 그들을 자랑스러워 한다. 하지만 그다지 입사하고 싶은 회사는 아니다. 나의 기본적인 철학과는 배치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번 이 점에 대해 제대로 정리를 해 봐야겠다.
2. 앞으로 5~10년간 달러는 약세로 가고, 원화는 강세로 갈 것이다. 지금의 두 배, 어쩌면 세 배까지 원화가 절상될지도 모른다.
확실히 외환 위기 이후의 환율이 정상이었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직도 외환위기 전 수준보다는 원화가 약세다. 차츰 강세로 돌아서고 있는 시점에서 기업이든 언론이든 원화 약세를 유지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럽지도 않고,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도대체 한국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이 원화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지 의심스럽다.
기업은 정치 등 외부 상황 변화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해외 현지화(공장 이전)를 추진하는 것은 훌륭하다. 앉은 자리에서 경쟁력을 잃는다면 그 무슨 바보 짓인가.
3. 한국의 노조는 아주 짧았던 호시절의 비정상적 상황만을 생각하고 모든 요구 조건을 단체협약에 담자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를 보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생존하기 위한 다른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 스스로 일어서는 방법을 알지도 못하고, 그럴 의지조차 없다. 불과 10~20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이 고도 성장을 구가했으니 그들은 회사에 안주하기만 하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의 성장 때문에 그 시기의 기존 산업 국가는 산업 구조를 개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중국, 인도, 브라질, 그리고 러시아 등의 영향으로 우리가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다음 10년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언제는 세상이 그들의 생각만큼 공평했던가? 현실에서는 당위론은 먹히지 않는다.
일단 이 정도만 정리하자. 이런 문제는 일년 내내 다룰 수 있는 주제다. 고등학교 때는 머리 좋은 5,6명의 친구들이 옆에 있어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지금 내 옆에는 그런 친구가 없다. 이것은 문제다. 군 문제로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때 친구들하고의 사이를 복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