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데나 뿌려대는 진화론 신공

버럭하는 남친 가라앉히려면 ‘고기’ 보게하라라는 기사의 한 대목

실험을 이끈 심리학자 프랭크 카차노프 박사는 “대부분이 고기를 보면 사람이 공격적으로 변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상은 이와 반대”라면서 “이 같은 연구결과의 배경은 초기 인류단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카차노프 박사에 따르면 집단생활을 해온 고대 선조들은 식사시간이 되면 친구·가족들과 한 자리에 둘러 앉아 함께 나누는 관습을 지녔는데, 이 같은 행동적 습관은 현대에까지 이어져 과거 사냥으로 가족의 식사를 책임졌던 남성들에게서 엿볼 수 있다.

연구 결과야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이에 대한 해석은 소설 수준이다. 고대 선조들의 식습관에 대해 우리가 아는 바가 무엇인지가 궁금하다. 인류학적 연구는 인도네시아 등 오지에 사는 현재 부족의 관습을 관찰해 유추한 결과에 불과하지 않나? 게다가 식습관이 유전자에도 영향을 미쳤단 주장인데, 그 근거는 대체 무엇인지 일언반구 없다.

요즘은 아무 곳에나 진화론을 뿌려대는데, 그 바탕에는 진화론에 대한 맹신이 있지 않나 싶다. 여기서 맹신이라 함은 결코 창조론 따위가 옳다는 맥락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까지 진화 운운하는 게 옳지 않다는 의미일 뿐이다.

진화에 대한 널리 퍼진 오류 중 또 다른 하나는 다음과 같다.

오로지 유익한 돌연변이만이 축적된다. 왜냐하면 그렇지 못한 돌연변이들은 후손에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 선택의 유통 화폐는 생식적 성공이다.

오직 유익한 것만 축적된다니 무슨 해괴망칙한 소리인지. 진화는 최고만 남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생존에 치명적이지 않은 건 모든 남을 가능성이 있다. 인간은 지적 능력이 독보적이라 맹장 같은 게 남아도 생존에는 지장이 없다. 맹장 외에도 신체적 결함은 많지만 외계 생명체가 인류를 위협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맹장이 유전자 풀에서 사라질 일은 없을 듯 하다. 맹장을 가진 인류가 60억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달 덕분에 생물학의 성과가 여기저기 도입되는 모양인데, 엄밀한 검증이 불가능한 영역까지 과학의 이름으로 권위를 내세우거나 제대로 된 이해도 없이 나대는 꼴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 Holy

    뭐.. 유익한 것만 축적된다.. 라는 건 생존과 연관되는 비교대상에 대해서 말하는 거겠지;; 설마 저걸 글자 그대로 저렇게 생각하고 썼겠냐;; 저건 statement의 오류 같은데, 오직 무엇만이.. 라는 건 시험에도 항상 틀린 걸로 나오잖냐;; 흠.. 생물과 나온 애들 부르면 정확하게 어떤 문구인지 알 수 있겠다만.. 사람들이 정말 저렇게 쓴다면 그건 그냥 무식한거고;; 실제로 의미하는 바는 저게 아니라고 봄;; 너무 단순하잖아? 연구자들이 다 바보가 아니라고;;

  • Holy

    근데 저 위에 연구는.. 정말.. 무슨 개소리인가 싶은걸;;; 전체 연구 내용을 몰라서 그럴수도 있지만 저 기사에서 말하는것만 보면… 쿨럭;;

  • Pingback: 아직 가지 않은 길()

  • RE 홀리: 두 번째 인용문은 책을 사서 읽어봐야 어떤 문맥에서 쓴 글인지 확실할 듯. 일단 인용된 부분만 보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첫 번째 기사는 연구 출처가 한글로만 나와서 추적이 힘드네.  저런 식의 발언은 진화심리학이니 뭐니 해서 많이 나오는데 영~ 마음에 안 드네. 흠….

    RE 아직 가지 않은 길: 블로그 구독하면서 제가 많이 배웁니다. ^^

  • 글을 읽고 제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글을 하나 남겼습니다. 트랙백을 어떻게 하는지 못찾아서 댓글을 남깁니다. http://alankang.tistory.com/278

    고맙습니다.

  • 이 새 블로그는 아직 개장 준비 중인데 이렇게 빨리 찾아오시다니 깜놀했습니다. ^^

    개장 마무리 먼저 마저 하고 정리해보겠습니다. 제가 글을 짧게 써서 그런지 약간 논점이 다른 것 같네요.

  • Liuscore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고 하는거랑 모든 것이 진화의 결과라고 하는 거랑 뭐가 더 웃긴건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 Anonymous

      이런 글을 정독하셨으면 비판의 요지가 전혀 다르다는 걸 아셨을 텐데 안타깝군요. 연구 결과를 확대해석하는 경향을 경계한 것입니다. 창조론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고 본문에도 적었는데 ~_~

    • Anonymous

      참, 그리고 모든 게 신의 뜻이라고 하는 것만큼 모든 게 진화의 결과라고 해석하는 것도 웃깁니다. 세상엔 진화의 힘 외에도 다양한 힘이 있습니다. 그게 신이 아니라고 해도 사람의 경우엔 교육이나 문화라는 게 있고, 진화의 힘도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맹신하는 걸 경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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