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대한 믿음과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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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October 17, 2004

혈액형을 꼭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기회만 되면 혈액형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설파하고 다녔다. 철저한 합리주의자인 나는 그의 발언을 그저 기호의 문제 정도로 치부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에게 있어 사람의 혈액형은 편리한 판단의 근거였다. 업무상이든 개인적인 관계 상이든 간에 그에게 불편한 일이 발생하면, 그는 문제의 원인을 상대방의 혈액형에서 찾았다.

점심 시간이 되면 그는 부하직원들과 식사를 함께 했다. 사람들은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을 무척 싫어했다. 그는 점심 시간에 부하직원의 실수를 들춰내고는 했다. 편안히 식사를 해야 할 점심 시간에 다른 부하직원 모두가 모여있는 자리에서 실수한 사람을 공개적으로 공격하곤 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그러한 점을 지적받았을 때는, 자신이 부당하게 공격 받는다고 생각했다. 진짜 문제는 그가 항상 부하직원의 혈액형을 걸고 넘어진다는 점이었다. 중간 관리자는 부하 직원의 실수를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 지적에 대해 부하 직원은 반응을 보일 것이고, 이러한 피드백 과정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만든다. 그러나 지적 사항이 합리적이지 못할 때, 상대방은 상사가 부당한 공격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게 되면, 부하 직원은 상사를 무능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는 합리적이지 못하고, 어떠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다고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예전의 경험이 갑자기 생각나서 글을 써봤다. 내가 그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로부터 얻은 소중한 경험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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