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생계의 수단이 되면 순수한 즐거움은 서서히 미약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내 경우엔 글쓰기가 그렇다. 마소에 정기 컬럼을 맡게 된 후로 블로그에는 기술관련 글이 점점 줄어들게 됐다. 여러가지 소재를 검토하고, 적절한 예제를 구상한다. 글을 쓰고, 문장과 내용 상의 오류를 검토한다. 마소측으로 초고를 보내고 피드백이 돌아오면, 수정 작업에 들어간다. 그렇게 원고를 완성하고 나면 성취감으로 보답 받지만, 동시에 지치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내공이 부족한 탓일까?
기분 전환을 위해 소설책 여러 권을 읽었다. Yes24에서 일본 소설 브랜드 전을 하기에 일본 소설 4권과 SF 소설집 한권을 주문했다. 만사가 귀찮은지라 이번만큼은 서평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간단하게나마 평가해 놓아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제 저녁부터 읽기 시작한 4Teen, 이시다 이라를 제외한 나머지 책에 대해 평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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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 요시다 슈이치
점수: 100점 만점 중 85점. 마지막 반전이 없었으면 그저그런 작품이 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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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100점 만점 중 95점. 재미있는 이야기. 뛰어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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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100점 만점 중 70점. 오늘날엔 식상한 소재. 문학성/재미 모두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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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100점 만점 중 95점. 놀랍도록 창의적이다. 과학/철학에 관심있는 사람에겐 필독서가 아닐까?
자세한 줄거리가 궁금하면 링크를 클릭해보길. 에너지가 내 몸으로 돌아오면 자세히 서평을 써보겠다. 다시금 무기력이 찾아오고 있다. 마우스 클릭할 힘마저 사라지기 전에 마무리 짓는다.
『퍼레이드』의 반전에서 순간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그만큼 충격적이었죠. 이전까지는 『식스센스』를 최고의 반전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바뀌었습니다.
기승전결 없이 밋밋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한때 유행이었기 때문에 “퍼레이드”도 그런 소설이 아닐까 싶었죠. 물론 전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나중에 “퍼레이드”하면 적어도 마지막 반전만큼은 잊지 않고 기억할 것 같습니다.
기승전결 없이 밋밋한 것은 『퍼레이드』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걸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오히려 그 점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거든요.
과연 밋밋함은 마지막 반전을 위한 장치였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반전을 배제한 채 작품 이야기를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개개인이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구조도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히 인물을 바꾸어 가며 한 시점의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전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은 쭈욱 이어진다는 점이 재밌었습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 테드 창” 지름 목록 예약 완료.
즐독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