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길에 예전에 남긴 메모를 읽었다. 그동안 많은 것을 잊어먹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좀더 분발해야겠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넘어가겠다.
’카플란’은 이슬람교의 약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전문학자나 적법한 제도 없이 오직 예언자 마호메트만을 길잡이로 한 이상적 공동체로 태어났다.” 이상은 좋았으나 그들을 하나로 묶어줄 체계가 부족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분열을 겪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을 다시 읽고 한가지 생각이 났다. 사실 이것이 근대 근동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2차 대전 후에 난립한 새로운 독립국가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 국가에서는 민주주의 또는 공산주의라는 근대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대 또는 근대 국가의 틀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실패했다. 그리고 비교적 성공한 국가에서도 군부가 권력을 잡았고, 오랜 기간 독재 체제가 성립됐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에는 공통점이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그것은 이념 또는 사상을 지탱해 줄 체계 내지는 조직이 전무했던 것이다.
루마니아의 경우 1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수많은 장교와 교수를 상실했다. 또한 2차 세계 대전 후에는 공산주의를 받아들이면서 부농이 중심이 된 중산층이 무너졌다. 전문 집단이 전무한 상황에서 ‘체아우세스쿠’같은 최악의 독재자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메모의 일부에는 ”견고한 제도와 유능한 중산층 관료만이 안정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기억하기에 루마니아 내지는 불가리아의 대통령이 이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