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입구역에서 2호선을 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갔다. 때마침 플랫폼에 열차가 들어왔는지, 사람들이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도 넉넉하게 잡고 나와서 아직 여유가 있었던 탓에, 나는 그다지 서두르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워낙 많아서 천천히 움직였는데도 계단을 다 올라갔을 무렵에도 여전히 열차에 타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한동안 열차가 오지 않았던 것인지, 오늘 따라 유난히 사람이 많았다. 결국 좁은 객차 안에 서로 들어가고자 밀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 와중에 내 앞에는 여행 중인 듯한 외국인이 한 명 있었다. 그녀는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다소 당황한 듯이 보였다. 사실 그녀는 사람들이 서로를 떠밀며 열차 안으로 맹렬히 돌진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결국 샌드위치 같은 모습으로 열차는 떠났고, 남은 사람들은 멍하니 그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나는 쓴웃음 지으며,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이나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녀는 한 1분 정도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는 무엇인가를 결심했다는 듯, 갑작스레 몸을 돌려서 어딘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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