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현재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연구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보편적 도덕률에 대한 이해이다. 유전자는 이기적이지만은 않다. 최소한 그렇게 보인다. 대신 인간은 공정성, 동정심 그리고 애착에 대한 깊은 본능을 소유하고 있다.
종교와 무신론 논쟁에 신경학 연구 성과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글인데, 아쉬운 대목이 있다. 유전자는 이기적이지만은 않다
라고 한 후에 대신 인간은 공정성, 동정심 그리고 애착에 대한 깊은 본능을 소유하고 있다
라고 했는데, 리차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누누이 강조했듯, 유전자 수준의 이기성이란 건 어디까지나 비유이다. 유전자가 이기적이라 함은 간단히 말해 개체의 생존보단 유전자의 생존을 주목해야 한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 대목에서 문제는 유전자의 이기성과 인간의 도덕성을 대조했다는 점이다. 유전자가 이기적이더라도 개체나 종은 도덕성을 가질 수 있다. 그게 유전자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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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재훈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이타적 유전자’라는 책을 보니, 이타적인 자세가 가장 쉽고 오래 이득을 볼 수 있는 방법이라는 내용을 게임이론으로 설명하더군요. 도덕성이라는 것은 단지 해당 커뮤니티에서 정해놓은 규칙에 불과하며, 이를 준수하는 것이 게임에서의 타인을 존중하는 모습인거죠.
이기적 유전자는 참 오독이 많은 책입니다. ‘이기적’이란 인간적인 비유를 하는 바람에 책 내용은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고, 아무렇게나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기적 유전자의 논지를 비판할 때 보면, 내용을 엉뚱하게 이해한 경우가 많은데, 특히 진화론 논쟁에서 그런 사례를 많이 접합니다. 어디선가 이타적 유전자를 이기적 유전자의 정반대 의견쯤으로 생각하고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말씀하신대로 두 책의 논지가 겹치는 부분이 오히려 많지요.
저도 처음에는 이타적 유전자를 이기적 유전자의 반대의견으로 생각하고 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재훈님 말씀대로 거의 중복되는 얘기였죠^^
저도 그랬습니다.
‘이기적 유전자’에서도 명시적으로 설명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오해가 정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것인지 ‘확장된 표현형’에서도 강조하는 점 중에 하나인 것 같더군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타적인 행동이 유전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개체의 행동이라기보다는 집단의 행동이라는 ‘확장된 표현형’이며, 개체의 이익이라기보다는 집단의 이익처럼 보인다는 것이죠.
확장된 표현형은 솔직히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서 읽다 말았습니다.
하여튼 ‘이기적’이란 표현을 쓰는 바람에 이래저래 문제가 많습니다. 저자 자신도 여러차례 인정했던 바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