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하게 살자고 결심한 후 내게 가장 큰 짐인 책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수백 권을 스캔 업체로 보내 전자책으로 변환했고 책장을 줄이진 못해도 책장에 빈칸은 점점 늘어간다. 책장 밖에 넘치던 책을 생각하면 책장 한 두 개는 비운 셈이다. 종이의 감촉이 아쉽긴 하지만 뉴 아이패드만 있으면 손 안에 미니 도서관을 쥔 셈이라 여러 모로 즐겁다.
그런데 이렇게 책을 비우려 해도 애매한 책이 있다. 영어 원서가 가장 대표적인데 비용과 편의성을 모두 고려할 때 책을 스캔하느니 비용과 편의성을 모두 고려할 때 아마존에서 전자책으로 구매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어차피 집에 둬봐야 다시 읽을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짐이 될 뿐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이런 책을 모조리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검색해보니 도서관에 기부하는 방법은 무척이나 쉬웠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책다모아 홈페이지에 기증 신청을 하고 책을 착불로 보내면 끝이다. 기증 신청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누가 어떤 종류의 책을 몇 권 보내는지 대충 적으면 된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한 권 사는 정도의 노력밖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착불이니 나로선 원서와 소프트웨어 관련 서적 오십 여 권을 부담 없이 처분하게 됐다. 누군가는 내게 필요 없은 이 책에서 자기 나름의 가치를 찾아내리라 믿으면 기분 좋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립중앙도서관에 없는 책은 그곳에 소장되고 그렇지 않은 책은 그 밖의 도서관, 문고 등으로 다시 보내진다니 어디에 어떻게 책을 보내야 할지 모를 때는 이곳을 찾으면 된다.
기증 후기
국립중앙도서관 자료기획과에서 이렇게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삶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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