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선물로 받은 책을 이제야 읽는 성실함이라니!
핑퐁 – 박민규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
박민규씨의 작품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럼에 이어 두 번째이다. 두 권만으로 작가의 성향을 판단하긴 섣부르지만 대체로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많은 듯 하다. 이런 소설은 마냥 즐겁기만 한 건 아니라서 어떤 사람에겐 맞지 않는다.
이를테면,
상상력의 부재는 죄라는 말에 공감한다면, 그렇게 진심으로 느껴본 적이 있다면 빙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책을 찾는 게 낫다.
작품의 주제나 스토리라인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스포일러를 쓰고 싶진 않다. 하지만 어떤 면에선 에반겔리온 TV판의 결말과 닮았다. 주인공의 나이 때에 도덕이나 정의에 대해 민감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옛날 생각이 날 것이다. 그리고 그때만큼 강렬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싶을지도 모른다. 서글플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뜻일지 모른다. 삶의 부정적인 측면에 집중하기 때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민규씨의 문체는 말 그대로 독보적이다. 술술 읽히기 때문에 작품이 가볍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때도 그랬지만 핑퐁에 와선 더욱 더 오해는 오해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단어나 문장, 또는 소재를 교묘하게 선택해서 배치했다는 느낌을 줄곧 들었다. 책을 한번 더 읽어야 어디를 어떻게 잘못 읽었는지 알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쉽게 읽히는 문체라고 그저 쉽다고 생각해선 큰 오산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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