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석씨가 블로그를 통해 소개한 동영상 검색 사이트 Enswer. 몇번 써보고 바로 든 생각은 이거 돈 된다!
였다. 중복 동영상을 필터링하여 깔끔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데, YouTube에서 원하는 동영상을 찾느라 헤맸던 경험을 생각해보면 실로 놀라운 수준이다. 기술적인 이야기는 일단 넘어가고 사용자 경험이 어떤지부터 눈으로 살펴보자.
눈에 띄는 항목이 있으니, 바로 겹치는 영상 정보란 것이다. 그렇다. Enswer는 겹치는 동영상을 잡아내 하나의 결과로 정리한다. 그래서 검색 결과가 깔끔해보인다.
이제 검색으로 찾은 동영상을 선택해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가수인 Alicia Keys의 데뷔곡인 Falling을 골랐다. 왼쪽에 영상이 나오고 오른쪽에 관련글이 제시된다. 지금 보니 Falling의 가사가 나온다. 유튜브 등에서 검색할 때는 중복된 동영상이 많아서 어느 글에 가사가 실려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몇번씩 삽질하고 나서야 내가 원하던 걸 찾기 일쑨데, Enswer는 관련글을 한데 모아줘서 편리하다.
화면 하단엔 겹치는 동영상이 모두 제시된다. 녹색 바는 동영상의 길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두 동영상이 얼마나 유사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제 사용자 경험에 대해선 정리하고, 기술이나 사업적인 측면을 이야기해보자.
구글링해보니 KAIST 사람들이 만든 검색엔진이다. 원래 사업을 시작했던 사람은 박사과정을 마쳤다고 들었고, Enswer의 닫힌 베타 테스트는 KAIST 내부에서 이뤄졌다. 아무래도 KAIST 벤처 창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지 않았나 짐작해본다. 일단 학교의 지원으로 시작해서 류한석씨가 몸담은 소프트뱅크의 자금을 확보한 듯 하다.
웹 사이트는 파이썬(Python) 웹 프레임워크인 Django로 개발했다. KAIST 내에서 Django를 쓰는 동아리라면 Sparcs가 떠오르는데, 회사 구성원 5명 중 적어도 한명은 이 동아리 출신일 거라 생각한다. 전산 동아리로는 최고니까.
Enswer는 동영상이 10초 정도 일치하면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개발 과정에서 이 값을 조정했겠지만, 사실 10초 정도만 비교해도 동영상의 일치 여부를 판단하기에 충분하다. 첫 10초 정도가 동일하고 동영상의 플레이 타임이 거의 같다면, 얼핏 생각하기에도 동일하지 않겠는가? 이런 식의 비교가 완벽하진 않을지 몰라도 90% 이상의 정확도를 갖기엔 충분할테고, 서버의 가용자원을 생각하면 적당하다.
솔직히 검색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한 첫눈에 비하면 Enswer는 확실한 결과를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사의 가치가 350억은 넘으리라 생각한다. 잘하면 구성원 한명당 수십억을 벌 수 있는 기회도 생기리라 본다. 사실 포탈 사업자들은 이 회사를 인수할 생각을 한번 해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어지간하면 이런 이야기 안 하는데, 괜히 비슷한 서비스를 자체 개발한다고 삽질하지 말고, 회사의 기술력과 인력을 한번에 흡수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이 정도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들어낸 사람들을 내버려두면 아깝다. 뭐, Enswer에서 그럴 의향이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긴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생각은 단 하나다. 아! 배 아파! 작년 초까지 학교에 있었는데, 나 좀 데려가주기 그랬어요. 너무들 하시네.
좋은점은 블로그 주인장께서 말씀하셨으니 저는 조금 아쉬운 점 하나.
검색 결과중 동영상이 존재 하지 않는 경우가 있군요.
“어청수 경찰청장 동생”으로 검색한 동영상중 두개가 존재 하지 않습니다.
겹치는 동영상에는 플레이 되는 것도 있군요.
이왕이면 플레이 되는 결과물이 메인에 나오면 좋았을 텐데요.
베타니까요. 고쳐주시겠죠. ^^
네 고쳐주시겠죠.^^
그리고
그 회사 사장님이 박재호님 후배랍니다.
세상 참 좁은 듯.
호호… 이거 써보니 꽤 괜찮은 물건이네… 재훈이 잘 살지? 왠지 마지막 멘트가 내 가슴을 후비는구나 쩝…
RE 장림: 그렇군요. 바닥이 좁다더니 이런 경우군요.
RE 김용오: 이사님, 오랜만이예요. 마지막 날에 갑자기 악수만 하고 가셔서 다음날에나 무슨 일인지 알았네요. 창업 아이템이 좋다는 감탄이었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학교 벤처자금으로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바로 사회 나와버려서 약간 아쉬웠거든요. ㅋㅋ
아, 나중에라도 큰일 벌이시면 불러주세요. 이 말을 지금 해놔야지, 나중에 늦으면 곤란하니까 말이죠.
안녕하세요. 엔써즈 박대봉입니다.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회사에 대해서 추측하신 내용중에 일부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네요 ^^
아직 부족한점이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함께 하고 싶으신 생각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맞는 추측도 있었습니까? 시간이 지나면 어느 부분이 맞았는지, 또는 틀렸는지 알게 되겠죠?
마지막 말씀은 고맙습니다. 저도 일년째 참여 중인 프로젝트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장을 볼 참이라 당장은 힘들겠지만, 나중에라도 기회가 닿으면 염치불구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스팍스에서 Django를 쓰기 시작한 지는 사실 얼마 안 되긴 했지요;; 새로운 아라 프로젝트인 아라라는 완전히 Django 기반으로 만들어지지만, 카이스트 검색엔진 프로젝트는 Django의 일부분(템플릿 엔진 등)만을 따와 작성하고 있습니다. 뭐 앞으로 어떻게 바뀔진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흐흐, 선배분 중에 엔서에 참여하신 분이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3=3
아라 새로 만들어요? 흐음. 일단 웹 인터페이스보단 서버 안전성이 문제 같던데… 가끔 죽는 듯 하던데 말이죠.
검색엔진 프로젝트는 뭐예요? KAIST 내부에서만 쓰는 용도인가요? 기존 검색엔진으론 안 되는 게 있어서 새로 만드는 건지 궁금하네요.
그러고 보니 짤린 도영상이 검색되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네요. 화면 하단에 겹치는 동영상을 제시해주니까 바로 골라서 보면 되네요. 정말 편리한 서비스예요.
아라 서버의 경우는 동아리에서 완전히 새 기계로 새로 살 예정입니다. 지금 있는 서버들이 다들 좀 오래된 것들이라 성능은 둘째치고 안정성이 문제라서요. 특히 그 중에서도 아라는 뉴스그룹 서버와 연동되는 부분 때문에 불안정한 면이 더 많습니다.
카이스트 검색엔진의 경우 카이스트 내부에 특화된(?) 검색엔진입니다. 원래는 아라 게시판의 검색 기능이 죽으면서 이걸 대체하려고 하다가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한 번 해보자해서 만들어진 프로젝트라고 알고 있습니다;;
상당히 큰 일이군요. 아라 서버는 꽤 오래되서 유지보수하기가 힘들텐데 다들 고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