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계급과 로또 계급는 뉴욕타임즈 칼럼을 번역한 글이다. 이 글에서 저자 데이빗 브룩스는 미국의 청교도 윤리, 절약하며 자기 탐닉을 경계하는 정신이 무너졌음을 개탄한다. 소비를 찬양하는 사이 빈부의 격차가 커졌으며 돈에 대한 윤리가 무너졌다고 한탄한다. 빈자는 신용카드를 절제하지 못하고 사용하며 로토가 한방 터지길 기대하며 사는 반면, 교육 받은 자들은 신용 사회의 도래를 축복하며 투자의 기회를 잡고 있다.
돈에 대한 거리낌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교육 정도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지만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는 더 많은 유혹과 혼란을 의미한다. 사회규범이란 사회구성원의 행동을 규제하는 보이지 않는 선이다. 이 선이 점점 부식되어 사라지고 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미국인들은 환경보호나 금연에 대해서는 의식수준이 향상되었지만, 돈과 빚에 대해서는 사회의식이 떨어지고 있다.
이 칼럼이 크게 와 닿았던 이유는 이런 문제가 결코 그들만의 골치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로토 사업을 벌이고, 인생은 한방이라는 당치 않은 구호를 내세우질 않나,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발급을 늘리지 않나, 사채업체의 광고로 TV 주파수를 오염시키질 않나. 어딜 보나 한국의 문제와 닮았다. 칼럼리스트의 이름을 살짝 바꾸기만 하면, 어느 나라 이야기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이 칼럼이 참 쓸모있다고 느꼈던 건, 이렇게 비판을 하는 동시에 나름 제도적인 해결책도 모색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이같은 해결책을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페이데이 사채업자들의 사업을 망가뜨리기 위해서 재단과 교회들이 단기 금융을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층민들과 중산층에게 돈 관리 전문가들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 또는 사부문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는 것도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고리금지법은 강력하게 집행되어야 하고 법 자체도 강화되어야 한다. 대학들은 캠퍼스 내에서 신용카드 광고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세법은 수입에 매기는 현 세금제도를 소비에 세금을 매기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세법은 또한 모든 소득층에게 저축을 장려하는 법으로 바뀌어야 한다.
참고 삼아 이야기하자면, 신용카드 문제가 미국에서 얼마나 심각한지는 CSI 마이애미 시즌 7을 보면 알 수 있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바람에 결국 빚을 감당못한 대학생들이 자살을 하거나, 살인을 저지른다.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하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군요..
미국애들은 ‘한국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군’이라 말하겠죠.
국내 가계부채도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고 며칠전 뉴스기사를 본적이 있는데요. 정말 남의나라일 같지가 않습니다.
카드사들의 경쟁이 심화되어 카드 대란 때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요. 빚 내서 돈 잔치를 벌였으니 뒷감당이 쉽지 않겠습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