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중 한명이신 박재호님으로부터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를 선물 받았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실무 경험이 많은 저자(마이크로소프트 사에서 프로젝트 업무를 맡았었다.)가 쓴 글이라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프로젝트 관리 서적을 여러 권 읽었지만, 그때마다 어떤 한계를 느낀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읽는 이(나)의 경험이 쌓여갈수록 공감하는 대목이 많아지는데, 확실히 예전보다 그런 부분이 많았졌음을 느껴서 기뻤다.
Chapter 1. 프로젝트 관리의 간추린 역사
단순함이 쉬움을 뜻하지는 않는다. …… 예를 들어, 마라톤을 생각해봅시다. 출발점에서 시작해 42.195km를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이 이상 더 단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죠.
from p.26
기술자와 비전공자(마케팅 등)가 회의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 다음과 같은 대화가 곧잘 오가는데 아주 재미있다.
비전공자:
이걸 만들려면 기술팀에선 어떤 작업을 해야 되요?기술자:
(뜸을 들이며) 음… 그쪽 요구사항대로라면 단순히 기존 시스템에 연동하기만 하면 되겠네요.비전공자:
그럼 일주일이면 될까요?기술자:
네? 그건 말도 안되죠. 한달은 족히 걸릴 겁니다.비전공자:
하지만 아까는 단순한 작업이라면서요.기술자:
단순하다고 쉽다는 건 아니죠.
기술에 무지한 상사와 대화를 하다 보면 말은 쉽지만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사실 드문 일이 아니다.
Chapter 4. 좋은 비전 작성하기
우수한 프로젝트 목표 예로, 팜 파일럿 Palm Pilot 개발 팀은 다음과 같은 목표로 프로젝트를 정의했습니다.
크기. 셔츠 주머니에 들어간다. 단, 주머니가 보기 흉하지 않을만큼 충분히 가벼워야 한다.
비용. 고급 종이 다이어리보다 싸다. (미화 300불)
단순성. 종이만큼 단순해야 한다. 곧바로 켜지고 사용법이 쉬워야 한다.
PC와 동기성. 고객과의 주요 접촉 도구로 PC를 사용한다.
이와 같이 우수한 프로젝트 목표는 단순하고 명료하며, 프로젝트가 끝난 관점에서 세상을 묘사합니다. 단순함이 난이도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from p.123
Palm Pilot의 사례는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이미 몇 차례 들었었다. 나중에 나도 인용할 수 있도록 메모해 놓는다.
Chapter 8. 올바른 결정 내리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음이라는 선택안을 항상 포함하십시오.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십시오.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하십시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할까 두려워 좋은 아이디어를 숨기게 해서는 안 됩니다.
from p.225
회의라는게 참석해보면 서로의 심기를 다치지 않게 하려는 착한 아이들의 모임일 때가 많다.
오캄의 면도날 상황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가장 단순한 설명을 찾아서 이중에서도 첫 번째 설명을 사용하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from p.228
콘택트(칼 세이건)에서도 언급되는 원리이다. 콘택트를 본 이후로 나 역시 자주 인용하는 원리이다. 물론 아무때나 이 원리를 들이댔다간 망신당하기 쉽상이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from p.234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고, 사방팔방을 뛰어다녔음에도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순간에는 이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후대책도 세우지 못한 채 파국을 맞이해야 한다.
Chapter 12. 리더십이 신뢰를 바탕에 두는 이유
여기서 솔선수범이란 관리자의 행동방식이 예측 가능함을 의미합니다.
from p.324
신뢰가 거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한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트러스트를 생각나게 했다.
절차적 권력은 효율과 행동을 통해 자라납니다. 그 사람에게 권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똑똑하고 유용하기 때문에 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일 때, 절차적 권력 혹은 절차적 권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from p.331
부하 직원이 제멋대로이거나, 일에 대한 열정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자신의 리더십부터 의심해보는 게 순서이다. 초등학교 6학년(나)도 깨달은 진실을 모르는 어른이 왜 이리 많은지.
Chapter 15. 게임후반전략
팀과 프로젝트의 과거 기록을 찾아 효율을 살펴보십시오.
블랙박스를 만드십시오. 어떤 상황이든 실제 성과 지표 자료를 기록해 두십시오.
from p.418
기록이야말로 체계적인 업무의 시작점이다. 동시에 사람들이 가장 경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목할만한 참고문헌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에는 수없이 많은 참고문헌이 제시되어 있다. 아예 책 뒤편에 참고문헌을 따로 모아놓긴 했지만, 저자가 소개한 것 중 극히 일부만 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것만 별도로 정리해봤다. 물론 이미 읽었던 책은 제외했다.
-
인간과 공학 이야기 : 이카로스후예들의 성공과 실패담 by 헨리 페트로스키 (제 1장 중 27쪽)
-
Exploring Requirements: Quality Before Design by Donald C. Gause and Gerald M. Weinberg
-
Quality Software Management: Systems Thinking (Quality Software Management) by Gerald M. Weinberg
-
10일만에 배우는 MBA (The Ten-Day MBA) by 스티븐 실비거
-
새빨간 거짓말 통계 by 대럴 허프 (제 8장)
-
Software Runaways: Monumental Software Disasters by Robert L. Glass (제 13장 중 361쪽)
나의 짜투리 생각
책을 읽으면서 줄곧 Behind Closed Doors를 떠올렸다. 두 책은 비슷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Behind Closed Doors도 번역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관심있는 사람은 원서로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알림! 역자분들이 운영하는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가 있다. 단순히 책 광고하는 블로그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독자 소감을 읽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