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파킨슨의 법칙에 대한 트랙백입니다.
파킨슨 법칙은 업무는 그것을 완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채울만큼 확대하기 마련이다.
라는 말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
피플웨어에서 지적하듯, 파킨슨은 작가일뿐 전문 과학자가 아니었다. 몇가지 통계적 사실을 제시하긴 했지만,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에는 불충분하다. 파킨슨이 제시한 통계는 공무원 조직의 비대화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 원인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파킨슨은 원인분석에 있어서는 어떠한 통계적 또는 사회심리학적 수단도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는 공무원 조직의 비대화를 설명함에 있어 주로 동기적 해석([발췌 1] 참조)에 매달렸는데, 통계적으로 드러난 현상과 자신의 편견을 짜집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될 정도다.
[발췌 1]파킨슨의 법칙 : 規模擴大의 追求 中
일반 독자에게 더 흥미 있는 것은 이 법칙이 정의하는 일반적 경향의 바탕을 이루는 요인들에 관한 설명이다. 전문적인 사항들 (그런 사항들은 많다) 은 생략하기로 하고, 우선 두 가지 동기적 힘들을 구별할 수 있다. 이 논문의 목적상 그것들을 거의 공리에 가까운 두 가지 진술들에 의해서 나타낸다면, (1) “관리는 부하들을 늘리고 싶어하고 경쟁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으며,” (2) 관리들은 서로를 위해서 업무를 만들어낸다.
이 이론은 비대해져만 가는 정부조직을 비판하는데 유용했다. 그러한 정치적 파급효과 덕분에 이론의 결함은 쉽게 가려지곤 했다.
파킨슨 법칙은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남용되어 왔다. 이 법칙의 신봉자들은 프로젝트 완수에 필요한 시간을 지나치게 단축시킴으로써 죽음의 행진을 탄생시켰다. 파킨슨 법칙은 근로자의 자율과 전문지식을 사실상 무시한다. 스스로를 법칙이라 칭하는 이 오만한 이론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하는 지식근로자가 산출해 내는 예상 비용이나 일정에는 아랑곳하지 말고, 촉박한 일정을 밀어붙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파킨슨의 예언과는 달리, 프로젝트는 파국으로 치닷는다.
잦은 야근으로 인해 개발자는 자주 실수를 한다. 50 LOC(lines of code) 당 1개의 버그를 발생하던 것이 25 LOC 당 1개로 늘어난다면, 그로 인한 손실은 2배가 아닌 10배 또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그로 인해 엉터리 예언과는 달리 일정은 지연되고, 예산은 초과된다.
재밌는 것은 파킨슨의 법칙과 정반대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최적의 성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피플웨어에서는 1985년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에서 행해진 일련의 실험을 제시한다. 이 실험에서는 외부의 압박이 없을수록 좋은 성과가 났음을 보여준다. 이 실험에는 고려되지 않은 사항이 많지만, 최소한 파킨슨 법칙의 광신자들에게 찬물을 끼얹는데 충분한 근거가 되어준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은 지식기반산업에 있어서, 근로자의 의욕이나 사기만큼 중요한 생산요소도 없다. 파킨슨 법칙은 불가능한 일정을 강요하도록 종용하는데, 이 때문에 지식근로자는 사기를 잃게 되고 업무(프로젝트)는 곤두박질친다.
파킨슨의 법칙은 지식산업에 있어서만큼은 유효하지 않으며, 폐기되어야 할 유산이다. 그것은 개인의 개성과 자율성을 말살하는데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