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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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February 3, 2006

어제는 악몽(?)을 꿨는데, 내용이 가관이다.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1박 2일의 일정으로 회사 워크샵에 참석하게 됐다.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비포장 도로를 한참 달리니, 멀리 숙소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제 좀 살겠군.이라고 안심하는 그 순간, 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숙소의 모습에 놀라고 말았다. 웬 신병 훈련소란 말인가. 물리적 환경과 정신상태의 일치가 이뤄졌다. 빛이 보이지 않았다. 반토막 난 시체를 보더라도 이건 꿈이야.라며, 제 정신을 유지하던 나다. 하지만 신병 훈련소라니.

다행스럽게도 신병 훈련소에서 중간에 벌어진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 ‘망각’의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다만 꿈의 마지막 한 장면은 지워지지 않는다. 새벽에 도수체조를 마치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분명 꿈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식탁 위에 라조기로 짐작되는 음식이 화려하게 놓여있었다. 이게 웬 일? 그때 옆자리에 앉은 상병인지 병장인지가 하는 말, 너희는 이등병(산업기능요원은 이등병이다.)이니까, 이걸 먹을 권리가 없어. 너희는 앞에 놓인 거나 먹어. 눈을 내려다보니 설익은 쌀밥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반찬이 놓여있었다.

젠장. 얼마 전에 누군가가 한국에서 여자로 살기 힘들다고 했는데, 한마디만 하자. 남자도 힘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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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y
18 years ago

‘남자도 힘들거든~’에서 그 억양이 이상하게도 너무나 상상이 쉬이 가는군요…(…난 여자인데..;;;) 저도 어제 새벽에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멍멍이꿈=악몽을 꿨습니다. 뜬금없이 두바이에 혼자 놀러갔는데 관공서에서 소매치기를 당해 저 머나먼 말도 안통하는 나라에서 크레딧카드를 막기위해 밤세도록 고군분투하며 낑낑댔다는…;;;

최재훈
18 years ago

복무가 끝나면 이런 악몽도 끝나겠죠. 그때가 되면 학점 악몽에 시달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