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이가 방명록에 와서 한 줄 코멘트를 날렸다. 처음에는 별 생각 안했는데, 점점 개발자틱한 블로그가 되어 가는 이유를 혼자 생각해보게 됐다.
우선 내가 개발자틱한 것에 아무런 이상을 못 느낀다는 것은 분명히 해야겠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제쳐놓고 Computer Science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상, 이 분야의 최고가 될 생각이다. 그리고 나의 지식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할 매체로 이 블로그를 선택했다. 그러니 블로그가 개발자틱한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Architect가 될 생각이지만, 현재는 나만의 계획에 따라 그 과정 중 개발자 영역 근처에 있을 뿐이다.
근래에는 정치나 사회학 또는 철학에 대해 말을 아끼는 편이다. 예전의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약간 의외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선은 나만의 계획에 따르면 관심사를 분산시키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또 한가지는 내가 정치나 철학에 대해 의견을 나눌만한 사람이 가까운 곳에는 없다. 중학교 1학년, 아니면 그 이전부터 이런 문제에 상당히 열정을 보였던 나다. 그런만큼 이제는 보통 사람과는 다른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 KAIST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관련 게시판인 ARA Info 에서 논의되는, 약간은 진보적이라고 보통 생각하는 그런 류의 정치성향은 중학교를 졸업한 후 지나친 상태다. 기본적으로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졌다고 말해야겠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매우 복잡하고 남들과는 주된 관심사가 다르며, 그나마 공통의 관심사에서 조차도 판이하게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나의 생각을 상대가 이해하려면, 건방진 말일 수 있겠지만 상당히 똑똑해야 한다. 내 의견에 반대하더라도 이해를 하려면 말이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철수를 주의깊게 살펴봤다. 뿐만 아니라 꾸준히 포브스 한국판이나 뉴스위크 한국판이라도 보면서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하나하나 정리하고 글로 쓰지 않았을 뿐이다. 어쩌면 이 글을 계기로 앞으로는 간혹 정치,사회,자연과학, 또는 철학에 대해 좀더 자주 포스팅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솔직한 코멘트를 날려준 지영이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