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m 그리고 다른 편집기

일상의 대화가 흔히 그렇듯 대화를 시작한 계기는 생각나지 않는다. 각자 요새 주력으로 쓰는 파일 편집기 이야기를 꺼냈다. 내 경우에는 터미널에선 Vim을 쓰고 그 외에는 Atom을 즐겨 쓴다. 누구는 Emacs와 Sublime 이야기를 꺼낸다. 개발자가 서넛 모이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야기가 끝나고 여운이 남았는지 퇴근하고 심심했는지 갑자기 VimEmacs의 최근 동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Vundle가지고 놀고 NeoVim이니 뭐니 하는 대체물을 살펴보는 일은 순수하게 즐거움을 느끼는 기회가 됐다. 레고 조각을 맞춰가는 재미랄까? 이러니 소프트웨어 개발을 업으로 삼아 먹고 사는 것이지 싶다.

그렇긴 해도 Vim은 구시대의 유물이란 생각이 드는 건 어찌할 수가 없더라. 플러그인이 많다 하지만 Atom, Sublime에 비할 바는 아니지 않나? 플러그인의 절대 수를 비교해봐야 의미 없고 결국 현대 소프트웨어 개발에 유용한 도구가 얼마나 많냐가 중요한데 Docker 관련 플러그인만 검색해봐도 Vim은 전혀 인상적이지 않다. 그리고 솔직히 Vim 플러그인은 상당수가 조악하지 않던가? 물론 Vim은 터미널에서, 특히 서버 터미널에서 사용하기에는 무척 유용하다. 하지만 로컬 머신이 아닌 서버에 Vim 플러그인을 주구장창 깔 것도 아닌데 이 구시대의 유물을 완전히 습득하겠다고 시간과 노력을 크게 들이는 건 의미 없지 싶다. 다만 Vim 또는 Emacs 같이 그 유래가 깊은 편집기를 잘 익히면 어느 편집기를 쓰던 편하긴 하다. 대부분의 편집기가 Emacs 또는 Vim 모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Atom을 쓰던 Sublime을 쓰던 학습시간이 크게 단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뿐이 아닐까? Editor war라는 말도 다 옛말이다.

최 재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고성능 서버 엔진, 데이터베이스, 지속적인 통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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