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 차 찌꺼기 없애기

마시다 남은 녹차나 홍차를 그냥 놔두면, 다음날 아침에 컵 내벽에 붉게 쌓인 침전물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쌓인 침전물은 꽤나 떼내기가 어려워서 물로 세척하는 정도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게다가 나는 물 대신 차를 마시는 탓에 며칠에 한번 꼴로 물통 세척을 할 뿐이라 상황이 심각하다.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제조한 Lock & Lock 차 통이 붉다 못해 검게 보일 정도다. 차를 즐겨 마시면서 칫솔은 멀리하는 중국인의 치아가 검게 변색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숙사에서 살다 보면 이렇게 쌓인 침전물을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수세미 같은 세척 도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비누와 휴지만으로 닦아내기에는 손이 많이 간다. 오늘은 시험도 끝났고 주말의 마지막 날이라 컵을 씻으려 했지만 손톱에 걸린 곳만 상처 입은 듯 때가 벗겨질 뿐이었다. 계속 이렇게 하다간 진이 빠질 것 같아 컵을 잠시 내려놓고 세면대 앞에서 뭔가 멋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봤다. 그러다가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라 방으로 달려갔다.

왜 진작에 샤워 타월 생각을 못했을까? 머그컵과 플라스틱 차 통에 붙은 찌꺼기가 순식간에 벗겨져 나갔다. 그렇게 질기게 달라붙어있던 놈도 샤워 타월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었다. 단 1분만에 차 통이 깔끔한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800원짜리 샤워 타월 하나로 샤워를 즐기고, 컵까지 닦아내니 일석이조다.

몇 달 만에 새하얗게 변한 컵 내벽을 바라보니 뿌듯하다.

최 재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고성능 서버 엔진, 데이터베이스, 지속적인 통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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