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독이라

누군가의 어린애 같은 심통 때문에 보름이나 더 회사에 나가게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의 여름 계획을 망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분노가 내 앞길을 막을 수는 없다. 인생의 방해꾼들은 그 존재조차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머나먼 나라의 개인숭배주의적 독재자 마냥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다. (그리고 보면 바로 옆 나라에도 그런 인간이 있긴 하다.)

계획의 일부인 속독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최면술과 속독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디어에 흥미 위주의 기사가 많이 실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존재를 알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존재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 실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삼류 미디어의 오락물에 불과한지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다. 나의 관점에서 이 둘은 모두 실재한다. 최면술은 이미 중학교 1학년 때 실증해 보였다. TV에 등장하는 전문가와는 실력의 차이가 크지만 , 10분 정도가 주어지면 해 보일 수 있다.

이제 속독이 존재함을 실증해 보일 차례다. 사립학교 아이들로 실험해 보니 나의 책읽기 속도는 분당 850 글자가 한계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쌍둥이 형제(군 입대하고 나서 연락이 끊겼다. 내일 한번 전화해 봐야겠다.)의 경우는 적어도 분당 2000 글자는 될 것이다. 4호선 충무로역에서 성신여대역 사이에 무협소설 한권을 손쉽게 읽어내던 모습이 생생하다.

최 재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고성능 서버 엔진, 데이터베이스, 지속적인 통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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