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 유레카

만화 기생수의 작가로 유명한 이와와키 히토시의 한권짜리 완결작 유레카 HEUREKA을 읽었다. 최근 인기를 얻은 히스토리에의 토대가 되는 작품인 듯 하다. 2차 포에니 전쟁 당시 로마의 든든한 동맹국이었던 시라쿠사(또는 시라큐스)가 한니발의 편에 선다. 이에 로마는 시라쿠사를 공략하기로 결정하는데, 시라쿠사엔 아르키메데스가 있었다. 그가 발명한 전쟁 무기들 때문에 로마군은 애를 먹는다.

이 전쟁은 가장 흥미로운 고대 전투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무엇보다 아르키메데스가 만들었다는 장치들 때문이다. 이 만화에는 배를 들어올리는 기중기 등이 등장한다. 내가 히스토리 채널에서 본 것과 달리 과장이 심하지만, 실은 이 전투가 워낙 신화가 된 탓에 그럴 수밖에 없다.

아마도 이 전투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오목 거울을 이용해 로마의 군함을 불태웠다는 전설일 것이다. 이 만화에도 어김없이 그 장면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정말 가능했을까?

디스커버리 채널의 MythBusters라는 프로그램에서 직접 실험을 해봄으로써 이런 의문에 대답한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망스럽게도 이런 일이 있을리 없다.

MythBusters – Archimedes’ Death Ray

MythBusters에선 배에 연기가 피오르게 하는 정도까진 성공했다. 하지만 10m 정도에 불과한 거리였고, 그 정도라면 차라리 활을 사용하는 편이 타당하다. 굳이 어려운 방법을 쓸 까닭이 없다. 더군다나 연기가 피오르는 정도로는 배를 가라앉히기 힘들다. 그 전에 물로 꺼버리면 그만이다. 그리고 실제 전투에선 배가 가만히 한 자리에 있을 턱이 없다. 해안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라면 파도 때문에라도 배는 움직일테고 한 점에 빛을 집중하기란 당시로선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정적인 문제는 배에 불을 붙일만한 오목 거울을 만들 기술이 있었느냐는 것이다. 고대 시대의 거울은 지금과 같이 투명한 거울이 아니었다. 당시엔 유리 생산 기술이 없었거나 열악했다고 알고 있다. 아마도 청동 거울을 사용했을텐데 이래가지곤 MythBusters에서 만든 장치 수준에 미치기도 힘들다.

결론적으로 만화의 내용은 허구에 가깝다. 하지만 만화로써의 재미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다. 내내 손에서 책을 떼지 못하고 즐겁게 읽었다. 다만 지금은 절판된 책이라 만화방 등에서만 구할 수 있을 듯 하다.

최 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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