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또는 경영 열풍에 대한 소고

어디서나 경영 타령이다. 기술자도 경영을 알아야 한다. 경영을 이해하면 더욱 좋다는 정도가 아니라 전공 필수 과목인 듯 말한다. 프로그램 관리자(마이크로소프트. 프로젝트 관리자와 다르며, 비즈니스와 기술 간의 원활한 조율을 위해 일한다.)와 같은 위치라면 그런 능력이 중요하겠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 통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실에선 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오늘날에 와서 중급 또는 고급 개발자가 부족하게 된 탓도, 소위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만 관리자가 될 수 있고, 관리직으로 가야만 경제적·조직 사회적 이점을 취할 수 있기 떄문이다.

오늘날의 경영 열품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1. 첫째, 전문지식이나 능력은 경시된다. 결과적으로 전문가 집단이 줄어들고, 합리적이기 보단 추측에 의존하는 경영을 하게 된다.

  2. 둘째, 사실상 아무것도 정립되어 있지 않은 학문이 평가의 중심이 된 덕분에, 유행에 따라 경영 원칙이 수시로 변한다. 직원들은 변덕스런 경영에 익숙해진다. 즉, 한때의 광품으로 생각하고 잠시 몸을 사린 다음, 바람이 가라 앉으면 새로운 지침을 (노골적이지는 않더라도) 무시해 버린다.

  3. 셋째, 대부분의 경영책은 똑같은 소리를 한다. 성공하려면 개인의 의지와 생각보다는 전체의 목표에 집중하라고 주장한다. 성과의 집중하라는 주장엔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추구함에 있어 사생활을 포기하거나 때로는 윤리 문제를 접어두라고 주장하는 것엔 코웃음칠 뿐이다.

    개성을 억압해야만 전체 성과(Throughput)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이 불쌍하다. 개인주의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이용할 생각을 못 하다니. 어차피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심리 상담을 한 두달 받는다고 정신병이 완치되리라 믿는가? 자신을 돌아보라. 초등학교 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는가? 정신분열증이 아니고선 그럴 수 없다.

왜 모든 사람이 경영 마인드로 무장해야 하는가? 사실 이런 생각이야말로 철저한 개별주의의 산물이다. 개개인이 전문 지식과 경영 지식을 모두 알고 있어야 성과를 내고 경쟁에서 살아남는다고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왜 우리는 각기 다른 전문 지식과 성격을 가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못하는가. 상이한 전문가 집단 간의 상호 협조야말로 현대 사회의 지지 기반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학교(심지어 대학도)의 과제 대부분은 개인 프로젝트이고, 회사의 성과는 팀이 이룰지라도 개인별로 평가가 이뤄진다. 어떻게 철저하게 개인주의가 판을 치는 서구 국가는 토론과 팀 워크를 중시하고, 집단(예. 한민족, 가족 같은 기업)을 중시하는 한국에선 개별주의가 기를 떨치나. 개개인이 서로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무시하면 마음은 편하지만, 그 효과는 의도와 정반대가 되어 돌아온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5년 뒤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암담하다. 그러나 이 세상 어디에는 내가 마음 편히, 그리고 즐겁게 일할 곳이 있다. 그것이 유일한 안식이다.

참고. 최근에 학교를 뒤덮고 있는 경영 열풍에 대한 필자(?)의 의견입니다만, 고의적으로 비판에 집중했습니다.

최 재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고성능 서버 엔진, 데이터베이스, 지속적인 통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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