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패턴

새로운 연봉 계약서에 따라 오전 연장근무가 없어졌다. 이제 9시 출근이 되었지만, 여전히 7시 30분이면 회사에 도착한다. 출근 시간이 바뀌었다고 늦게 일어나기엔 시간이 아깝다. 한 두시간 더 자면 피로가 덜해지는 것도 아니다. 얼른 출발해서 러시아워를 피하는게 상책이다. 스트라이다를 내 자리에 놓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간다. 테크노마트에는 같은 층 회사가 함께 사용하는 공통 회의실가 있다. 한 층 위에는 담배 냄새가 배었다. 한 층만 더 올라가면 깨끗한 회의실이 있다. 이 시각에는 청소하시는 아저씨, 아주머니만 주위를 오갈 뿐이다. 8시쯤 되면 출근하는 사람이 하나 둘 보이지만, 회의실에 있는 나를 방해할 이는 없다.

가방을 연다. 준비해 온 녹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다. 월급이 60만원 초반으로 대폭 삭감된 후에는 책 사기가 무섭다. 항상 월급의 10% 이상을 책 사는데 투자해 왔지만 62만원 중 30만원 정도를 적금에 부어야 하는 상황에선 2, 3만원짜리 책 한권도 부담된다. 예전에 사 놓고 읽지 않은 책이나 전공 서적을 읽는 것으로 상황을 타개해 나가고 있다. 때로는 무료로 공개된 책을 프린트해서 읽기도 한다.

집에서 역까지 스트라이다를 탄 덕분에 머리는 맑다. 하루 중 어느 때보다 내용을 빨리 이해한다. 즐겁게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9시가 가까워져 있다.

최 재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고성능 서버 엔진, 데이터베이스, 지속적인 통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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