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이끌어내는 글:  사례 연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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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February 8, 2020

돈을 받아라.

한글로 된 기술 문서를 영어로 번역하는 후배가 있었다. 시험 기간에 밤샘 작업을 하길래 보수가 궁금해졌다. 얼마나 받냐? 그랬더니 그 친구 왈. 돈 안 받아요. 나중에 술이라도 사주겠죠. 그래서 돈을 받으라고 말해줬다. 100만원 짜리 양주를 얻어 마시게 될지는 몰라도 돈은 받아야 한다.

존 그리샴의 의뢰인을 보면, 단돈 1달러를 받고 가난한 꼬마의 의뢰를 받아들인 변호사가 등장한다. 1달러든 1센트든 보수를 받게 되면 사람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금전으로 맺은 계약 관계가 소명 의식을 불러일으킨다. 맡은 일은 제대로 해 낸다는 프로 의식이 생긴다. 큰 돈은 아니지만 잡지사로부터 원고료를 받고 글을 쓰다 보니, 나의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글쓰기는 내 생각을 정리하는 수단이었다. 그러나 돈을 받는 순간부터 더 많이 고민하게 됐다. 사람들이 원하는 글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읽는 이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아직은 해답을 구하는 중이다. 어설픈 시도가 실패로 끝나기도 하고, 교훈을 얻기도 한다. 한 가지는 분명한데, 대학교 입시용 논술 공부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그때는 내가 확실히 나쁜 놈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또라이 짓 한번 안 해본 인간은 없을 것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하면 고작해야 예수나 석가모니 정도일 테다. 사실 그런 사람조차 어릴 적엔 못된 짓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논리적인 글쓰기 훈련을 꾸준히 하면 이런 글이 나온다. ‘~했을 것이다’, ‘~이다’와 같은 표현은 글쓴이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한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논술 채점자를 위한 글이다. 대중과 교감을 나누기 위해선 좀더 긴장을 풀어야 한다.

그때는 내가 확실히 나쁜 놈이었다(당신이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또라이 짓을 한 적이 없다면 즉각 내게 알려달라. 당신이 어떻게 그런 초인적인 업적을 이루어냈는지 알고 싶다).

또라이 제로 조직 중에서

논술이라면 절대 독자에게 질문을 던져선 안 된다. 자신감 없는 글을 본 교수라면 냉혹하게 감점을 매길 테니, 가슴 꽤나 쓰릴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글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나만의 착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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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ernetes, DevSecOps, AWS, 클라우드 보안, 클라우드 비용관리, SaaS 의 활용과 내재화 등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하세요. 지인이라면 가볍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의 현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협의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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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ori
15 years ago

글쓰기 뿐 아니라 다른 행위를 하는 데에도 일단 “돈” 혹은 다른 책임이 얽힐 때 더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주변사람들이 “기타를 꼭 쳐보고 싶다” 라고 물어보면 일단 기타먼저 지르고 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자기 돈 좀 써보면 눈빛부터 달라져요. 활활 타오르죠.
@물론 이후에 기타에 먼지만 쌓이는 케이스라면.. ^^;;

최재훈
15 years ago

말씀대로 취미 생활에도 해당되는 이야기 같습니다. 저는 사진에 입문한답시고 캐논 G2를 샀는데, 첫 달엔 열심히 찍다가 시들해졌습니다. 당시엔 꽤 비싼 모델이었는데, 먼지만 쌓이더라구요. 그러다가 한 해가 지나고 나서 갑자기 다시 찍기 시작하게 됐습니다. 일단 돈 들여서 사 놓기만 하면 언젠가 다시 하게 되더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