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중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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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last modified:January 31, 2007

작년에 유행했던 테스트 같지만, 지지의 블로그에서 을 읽은 김에 한번 해봤다.

다음 20개 상황에서 ‘예’라는 대답이 4개 이하이면 당신은 책이나 활자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당신이 이 블로그에 오게 된 것은 우연 또는 사고였을 것이다. 5-12개 나오면 당신은 정상이다. 안심하고 지금까지 살아온대로 살아 가면 된다. 13개 이상 나오면 당신은 활자중독증이다. 그런 분들은 필히 이 게시판에 족적을 남겨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16개 이상 나오면 당신은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중증이다.

  1. 화장실에 갈 때는 아무리 급해도 신문이나 잡지나 책을 꼭 챙긴다. 나올 때는 다리에 감각이 없다.

    대답: 화장실이 급하지만, 손 닿는 곳에 책이 있다면야. 소설을 들고 들어가면 어지간해선 한 장(Chapter)를 다 읽고 나오기 때문에 다리가 저리다. 최근의 일본 소설들은 한 장의 길이가 그다지 길지 않아서 화장실에서 읽기에 딱 좋다.

  2. 피치 못해 화장실에 읽을거리를 챙겨가지 못했을 때는, 볼일을 보면서 주변에 보이는 활자들을 꼼꼼이 읽는다. [공중화장실일 경우] 벽의 낙서(예:저는 밤마다 꼴려요. 01x-xxx-xxxx로 전화해 주세요), 광고스티커(예:무모증으로 고민하십니까?) [집 화장실일 경우] 염색약 사용설명서, 샴푸 뒷면(예:xx삼푸는 발삼향을 추출하여 윤기있고 아름다운 머릿결을 유지해 드립니다. xx샴푸는 xx린스와 함께 쓰시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대답: 문법이나 어법 상의 오류가 없는지 확인해보곤 한다. 며칠 전까지 화장실 벽에 달려 있던 광수 생각에서는 맞춤법 오류가 신경 쓰여서 작가에게 메일이라도 보내볼까 고민했었다.

  3. 시골에 내려갔을때 마땅히 읽을 게 없어 ‘축산신문’이나 농약 사용설명서를 20분 이상 읽어본 적이 있다.

    대답: 시골에 마지막으로 간 것도 벌써 몇 년이나 지나서.

  4. 신문을 광고(와 신문 사이에 끼여있는 광고지)와 주식시세를 포함해서 1면부터 끝까지 다 읽어본 적이 있다.

    대답: 광고와 주식란은 읽지 않는다. 가끔 포브스 지를 사서 읽으면, 해외 하이테크 기업의 주가가 올랐는지 살펴보기는 한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한국의 어떤 신문이든지 읽다보면, 기사의 80%는 글쓰는 솜씨가 형편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자료 조사부터 시작해서 문체에 이르기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몇 년째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신문을 읽지 않았다.

  5. 대형서점에 한번 가면 평균 3시간 이상 서 있는다.

    대답: 예전에는 확실히 3시간을 넘겼는데, 이젠 확신하기 힘들다.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책이 많아지면서, 교보 문고 등에 가는 횟수가 줄었다. 간혹 들리더라도, 다음에 읽으려고 생각해놓은 책이 있기 때문에 종전보단 일찍 문을 나서는 편이다. 그래도 3시간 가까이 될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6. 책냄새를 좋아하고 5가지 이상의 책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대답: 약간 축농증이 있어서 냄새엔 민감하지 못하다. 서너 가지의 냄새 정도가 있었던 것 같긴 하다. 책장이나 진열대에 누렇게 변색된 책을 찾아서 꺼내들면 특유의 냄새를 느낄 수 있다. 요즘 책에서는 그런 것을 느껴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7.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때는 주로 신문이나 잡지나 책을 읽는다. 지하철을 탔을 때를 위해 따로 준비해 두는 읽을거리가 있다.

    대답: 항상 가방에 한 두권은 상비되어 있다. 출퇴근할 때 보통 30분 이상을 지하철에서 보낸다. 이 시간에 가장 많은 양을 해치운다. 도중에 모두 읽어버리는 경우엔, 노트에 글을 쓰거나 뉴스위크를 사서 읽는다.

  8. 집을 떠나게 되면(예:피서갈 때, MT갈 때) 꼭 책이나 잡지 한권 이상을 가방에 챙긴다.

    대답: 4주 훈련 갔을 때도 한 권 갖고 들어갔다.

  9. 책값이 비싸서 망설여본 적이 없다. 책값은 아무리 비싸도 아깝지 않다.

    대답: 한 권에 100 달러 가까이 되면 일단 포기. 2만원이 넘어가도 고민해보게 되는데, 그 돈으로 다른 책을 두 권 살 수도 있다.

  10. 나는 서핑 중독증세도 있다.

    대답: 그다지. 직업 상의 이유로 웹 서핑 시간이 평균을 가뿐히 뛰어넘긴 한다.

  11. 하지만 채팅보다는 주로 눈팅을 선호한다.

    대답: 갑자기 서핑이나 채팅 이야기가 왜 나오는거지? 어쨌든 채팅은 거의 안 함.

  12. 책을 도저히 놓을 수 없어 약속시간에 늦을 때가 종종 있다.

    대답: 가는 길에 읽으면 되는데…

  13.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대답: 올바른 질문을 하려면 ‘상습적으로 책을 읽었다.’라고 말했어야 됐다..

  14.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과 알고 지냈다. 단 학교 도서관이 없었던, 또는 사서 선생님이 없었던 불행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은 공공 도서관 사서나 서점 주인도 됨.

    대답: 중학교 땐 도서부였기 때문에…

  15. 맞춤법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찌개’를 ‘찌게’라고 쓴 식당에 들어가면 불편해진다.

    대답: 맞춤법, 어법을 제대로 구사하지 않으면 심히 불쾌하다. 그래서 수준 미달의 판타지 소설은 사양이다.

  16. 혼자 식사할 때는,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 결국 찌개는 식고 밥은 딱딱해진다.

    대답: 식사할 땐 스타리그라도 본다. 그렇긴 해도 혼자 식사할 때 이야기고, 식탁 위에 책이나 신문을 올려놓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교육 받았기 때문에 해당 사항 없다. 그리고 식사할 때 왜 책을 읽는지 모르겠다. 얼렁 먹어치우고 읽는 게 속 편하지 않나?

  17. 밤에 불빛이 밖으로 새 나가지 못하게 이불을 둘러쓰고 몰래 책을 본 적이 있다.

    대답: 왜 숨어서 읽어야 하는거지? 그냥 읽으면 되잖아. 야한 책이라도 보는건가?

  18. 고3때는 집에서 나 때문에 신문을 끊었다. (논술 세대는 제외)

    대답: 논술 세대이기도 하고, 대회 나가서 상도 타 먹긴 했지만서도 굳이 대답해볼까나. 원래부터 집에서 신문을 받아보고 있었고,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석간 신문을 사서 읽었다. 통학하는데 하루 2시간 30분 이상을 소모했으니, 지하철에서 읽을거리가 없으면 심심했다. 어차피 질문도 거의 바닥 나가니 나의 패턴을 간략히 묘사해보자면, 우선 국제면을 펼친다. 테러라던가 전쟁이라던가,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해 읽고 있으면 시시한 일 따위는 잊어버릴 수 있다. 조그마한 땅덩어리에서 아웅다웅하는 건 아무래도 째째하다. 그리고 나서 칼럼을 훑어보는데, 가끔 글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해주는 책 소개는 굳이 말하자면 디저트였다. 그리고 보니 논술이 강조되면서 언제부턴가 논술 강의도 특집으로 나왔었다. 이게 생각보다 재밌는데, 나의 글쓰기와 비교하면서 읽다 보면 꽤 재밌었다.

  19. 시험 전날 딴 책을 보느라 밤을 새거나, 책을 읽느라 숙제를 못해간 적이 있다.

    대답: 지난 학기에도 그랬는데…

  20. 플랫폼에 걸린 지하철 노선도는 아무리 오래 봐도 재미있다.

    대답: 지하철 노선도가 세계 지도도 아니고…

결론 내가 정상이거나 질문이 잘못된 것이거나 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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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ernetes, DevSecOps, AWS, 클라우드 보안, 클라우드 비용관리, SaaS 의 활용과 내재화 등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하세요. 지인이라면 가볍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의 현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협의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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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GG
17 years ago

“올바른 질문은 하려면” -> 올바른 질문”을” 아닌가요 ㅋ
숨어서 읽는건.. 저 경우엔, “빨리 자라~”를 거역;하고;; 밤에 책을 보는거였기 때문에 ㅋ
그나저나, 밑에, 그림에 보이는것 쳐라 식의 댓글 좋네요~
스팸 댓글 못달게 하는데 최고일듯

최재훈
17 years ago

이야~ 예리한걸. 수정했음.

그런 기능을 Captcha라고 한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