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산업기능요원을 위한 충고

참고. 이 글에는 나와 다른 산업기능요원의 의견이 섞여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글이므로 맹신은 금물이다. 모든 경우에 100%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며, 복무가 끝나가는 또는 복무가 이미 끝난 이들의 의견이라는 점에 유의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사전조사

지원서를 넣기 전에 평판부터 알아보자. 기본 같지만 제대로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A씨는 입사 지원할 회사에 대해 사전조사를 했다. 하지만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홍보 자료를 들여다 보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는 으리으리한 기왓집 기둥도 썩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치 못했다.

입사 후 한참이 지나서야 숨겨진 과거행적에 대해 알게 됐다. 검색어 회사이름 병역특례으로 구글링해보니 추악한 옛 이야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고, 만 1년을 채울 때까지는 전직도 할 수 없었다. 더욱이 그는 보충역이었다.

보충역은 1년 후에 전직하려고 해도 남은 기간이 1년 2개월 뿐이다. 거기에 4주 훈련 등을 감안하면, 새 직장엔 1년밖에 있지 못한다. 그러니 졸업자가 아니면 보충역 전직을 받아주는 회사가 많지 않다. 그만큼 첫 선택이 중요하다.

계약서! 계약서!

점점 권모술수 비첩 같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나 주변인이 피해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기 보다는 사전에 주의를 기울이는게 낫다.

최초에 2400을 제시하고 첫 3개월 수습기간에는 그 중 일부만 지급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 자체는 흔한 일이고 문제될 것도 없다. 그런데 정작 3개월이 지난 후에 제시된 계약서에는 2000으로 적혀 있을 수 있다 여러분은 당연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회사를 옮기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3개월을 허비하고 타회사로 옮기자니 부담된다. 그곳에서도 수습기간을 거쳐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면 복무기간이 3개월 늘어나는 것과 다름없다. 막상 이런 상황에 놓이면 고려할 바가 많다. 진작에 계약서에 도장 찍고, 사본을 넘겨 받았어야 한다. 말로는 누가 잘 대우해주겠다고 못 하겠는가? 찔리는게 없다면 바로 계약서를 써 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핑계 저 핑계대며 사본을 주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 경우라면 말이 필요없다. 즉시 회사를 떠나라.

빨간불! 빈번한 구인 광고

병무청이나 그밖의 유명한 사이트를 방문해보면 구인광고를 볼 수 있다. 보통 최근 날짜의 구인광고만 읽게 되는데 그래서는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마음에 드는 업체가 보이면 검색이나 페이징을 통해 구인광고가 자주 나오는 업체는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업체는 십중팔구 병특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근무환경이 열악해서 이직률이 높은 업체이다.

사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업체라면 산업기능요원의 비중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산업기능요원의 평균 근속일수는 비교적 짧다. 졸업한 산업기능요원이라도 복무기간이 끝나면 상당수가 이직을 한다. 그러니 산업기능요원이 많을수록 업무인수인계와 인력계획의 재수립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일반적으로 사내추천제도를 활용하기 때문에 구인광고를 그렇게 많이 낼 필요가 없다.

관찰! 사무실을 보면 많은 것이 보인다.

면접 보러 사무실에 처음 방문하면 긴장한 나머지 주변을 살펴보지 못한다. 여러분이 일할 장소이므로 면접 전에 관찰해 두자. 사무실에 전화벨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좋은 징조다. 서비스 업체인 경우에는 끊임없이 고객 응대하느라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일 때가 많다. 조용한 사무실이라고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불규칙적이거나 야근이 반복되는 바람에 직원들이 넋이 나갔을 수도 있다.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책상 위를 보면 여러가지를 알 수 있다. LCD가 거의 없고 그나마 있는 LCD는 15인치이고 듀얼 모니터는 한대도 찾아볼 수 없다면 어떨까? 업무환경을 개선해서 생산성을 높이려는 생각이 없는 곳이다. 모두가 19인치 LCD를 듀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인프라에 최소한의 투자는 해야 한다.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는 회사는 직원 역시 험하게 다루기 마련이다.

때로는 면접 보는 장소가 사무실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서 실제 업무환경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는 면접 담당자에게 사무실을 둘러볼 수 있는지 요청해보자. 보안상 요청을 거절할 수도 있다. 아쉽지만 외부에 노출된 환경에서 최대한 정보를 뽑아내야 한다.

면접 때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입사 면접 현장을 잘 관찰해 보면 의외로 질문을 하는 지원자가 많지 않다. 면접시에 최소한 한번은 자신이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우선 회사가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자. 제가 입사하면 맡게 될 업무가 무엇인가요? 또는 회사 측에서 제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보자. 이때 면접관이 머뭇거리거나 컴터 조립 해봤어요? ASP해요? VC해요? VB해요?는 등 요구사항이 많으면 입사를 재고해봐야 한다. 구체적인 인력계획없이 신입사원을 뽑는거라면, 다른 일도 마찬자기일 것이다. 잡일 담당을 뽑는 것이라도 문제다. 여러분은 커다란 똥개가 싼 변을 치우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히 하자. 두 사람이 있었다. 첫번째 사람은 자신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즐기며, 이런 점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사람은 대부분의 지원자처럼 하드웨어, VC++, VB를 모두 다룰 수 있으며 어떤 일이든 주어지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입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향후 그들의 업무는 그 길을 달리 했다. 첫번째 지원자는 회사에서 검토 중인 새로운 기술에 대해 공부하고 발표하라는 업무가 주어졌다. 비록 새로운 기술은 투자비용이 지나치게 큰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그는 곧이어 비교적 큰 프로젝트에 배정되어 거의 방해받지 않고 자신이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두번째 지원자는 한동안 업데이트가 중지된 프로젝트를 맡게 됐지만 곧이어 서버 어플리케이녓의 유지 보수를 맡게 됐다. 그나마도 오래 가지 못했고, 잡다한 업무를 맡다가 몇개월이 지나서야 웹프로그래머로 정착할 수 있었다.

최 재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고성능 서버 엔진, 데이터베이스, 지속적인 통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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