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rsera의 Personal Branding 강의를 마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네. 이래저래 시간이 남길래 부담없는 강의부터 들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의외로 소득이 많았다.
나의 성격
나의 브랜드를 구축하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알아야 말이 되겠지? Kimberley Barker는 Myers-Briggs 테스트를 추천하더라. MBTI로 널리 알려진 그것 말이다. 정식 테스트는 꽤 비용이 나가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간이 테스트로 대체해 진행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참으로 놀랍다. 대학 졸업 때까지는 성격유형이 일관되게 INTJ였다.
성격 유형의 네 가지 키워드 중 둘/셋이 바뀌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재작년 즈음에 본 간이 테스트에 이어 이번에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그러니 정식 테스트가 아닌 간이 테스트라서 결과가 엉터리로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성격 바꾸려고 꾸준히 노력하긴 했는데 몇 년만에 이렇게까지 극적인 변화가 생기다니!
차분하게 생각해보니 상황에 따라 드러내고 싶은 성격적 특질을 강조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길 좋아한다는 측면에선 외향적(E)이지만 여전히 일주일에 적어도 두세 시간은 가족과도 떨어져 혼자 있곤 하는 점은 내향적(I)이니까.
그런데 다면화된 성격은 Personal Branding을 구축하는데 있어 다소 애매한 측면이기도 하다. 나를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 나를 알리려면 아무래도 단순한 것이 낫지 않겠는가? 이 문제는 천천히 고민해볼 일이다.
세 단어
The Heart of Authenticity: Choosing Your Three Cornerstone Words에서 조언한대로 나만의 세 단어를 선정했다. 이 단어는 나의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낸다. 누구든 내가 이 단어가 드러내는 원칙에 따라 주어진 일을 해나갈 것이라 기대해도 된다.
고민 끝에
- Integrity
- Openness
- Improvement
이렇게 골랐다. Integrity는 고결, 정직, 성실, 청렴 등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사업에 참여하고 조직도 운영해보니 얼핏 듣기에 추상적이고 현학적인 말장난에 불과할 것 같은 이 단어를 삶의 중심으로 삼아야 남에게 흔들리지 않고 나의 삶을 살겠다 싶더라. 그만큼 내게는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원칙이다.
Openness. 나만의 세계에 갖혀 변하지 않고 사는 삶은 감옥이나 다름없지 않는가? 사람은 사람과 교류하며 즐거움을 나누며 살아야지.
Improvement. 조금씩이라도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이 되기를.
사명 선언
여전히 고민이다. 한때는 나만의 미션이 있었으나 근 일년 사이에 여러 일을 겪고 짧은 시간에 상황이 급변하다 보니 Mission statement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개인 브랜드 이사회 선정
조언을 해주거나 내가 역할 모델로 삼을 사람이 적어도 넷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조언을 구하는 분이 넷은 넘는다. 하지만 개인 브랜드 이사회는 멘터와는 다른 개념으로 간주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가 의문이다.
소셜 미디어 관리
Personal Branding 강의 중 상당 부분은 실생활에 쓸모있는 팁으로 가득하다. 소셜 미디어에 올릴 사진은 어떻게 찍으면 좋을지. 사생활은 어떻게 보호하며 암호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소셜 미디어에 글은 얼마나 자주 쓸 것인지 등등. 싸이월드 관련 일을 할 무렵부터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를 하도 많이 해서 그런지 내게는 큰 의미가 없는 조언이었지만 대다수의 수강생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일 것 같다.
결론
개인 브랜딩은 잘난 척하거나 과욕을 부리는 것과은 완전히 다르다(일독. Personal Branding Is A Leadership Requirement, Not a Self-Promotion Campaign). 내가 나를 남에게 알리려하는 이유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회사 일을 놓고 보자면 나는 성공하고 싶다. 금전적으로나 경력상으로나. 하지만 혼자 힘으로 그러한 성공을 이뤄낼 자신은 없다. 뜻과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고 그들의 힘을 빌려야 뭐라도 되지, 혼자 안달해봐야 삶만 망가질 뿐이다. 그런데 마음이 잘 맞는 사람 사이에 있다 하더라도 내가 충실하게 일하기란 쉽지 않다. 사업에 참여할 때조차도 내 능력의 70%만 쓴다는 느낌이었다. 시간은 항상 부족하지만 더 중요한 일에 기여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 그 기회를 잡지 못 할 때가 많다. 어떨 때는 조직 역학 상의 이유가 크지만 어떨 때는 단순히 내가 그 일을 해낼 재주와 자신이 있다는 걸 다른 이가 알지 못해서 그렇다. 회사 임원이었던 내가 그러할 지언대 다른 이들은 어떻겠는가?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성공하려면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를 밝힐 필요가 있다. 우선은 나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