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백업 서비스 경험담

단순하게 사는 삶

요새 말이지 날이 갈수록 바쁘다 보니 자연스레 단순하게 사는 삶에 관심이 갑니다. 그래서 책도 두 권이나 읽었지요.

그런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써 단순하게 살려니 이게 만만치 않더라는 겁니다. 가족 구성원 각자가 소유한 랩탑은 본인이 관리한다 치더라도 공용 윈도우 PC 한 대와 제 맥북 프로와 연결한 하드디스크만 총 10개입니다. 그나마 지난 일년 간 개인용 PC를 팔고 3TB짜리 하드디스크를 여럿 구매해서 이만큼 줄인 겁니다. 장비가 이렇게 많다 보니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일차적으로는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동영상과 소장할 필요 없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그때그때 보면 되는 자료를 삭제해야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해도 갈 길이 멉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업도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백업용으로 남겨둔 하드디스크 용량만 무려 6테라나 되기 때문입니다. 백업 디스크만 사라져도 1/4에서 1/3에 달하는 하드디스크가 사라지는 셈이니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죠.

온라인 백업 서비스

그래서 약 2주간 온라인 백업 서비스를 비교 검토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료를 날려본 적이 있어 백업에 목 매다는 내겐 온라인 서비스는 부적합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과 상황에 따라선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 선택

세상에는 온라인 백업 서비스가 무척 많습니다. 그 모든 서비스를 테스트해보기엔 시간과 열정이 부족하지요. 그래서 유명한 서비스 중 제 상황에 맞는 것부터 추리기 시작했습니다.

  • 윈도우와 맥을 지원해야 한다.
  • 저렴해야 한다.

반나절 정도 검토한 후 서비스 두 개를 골라냈습니다.

공통점

이 두 서비스는 용량 무제한, 파일 크기 무제한이라는 점과 가격경쟁력이 우수합니다. 그 밖에도 대용량 데이터를 복원할 때 하드디스크에 담아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물론 하드디스크까지 사야 하므로 비용이 꽤 듭니다. Backblaze의 경우, 3테라짜리 하드디스크에 20만원 정도를 요구하는데 이는 빈 하드디스크의 가격보다 5만원 가량 높습니다. 게다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발송하므로 배송비도 감안해야 합니다. 물론 하드디스크로 백업을 전달 받을 정도로 큰 사건이 벌어지는 일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그리 큰 돈이 든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배송거리가 긴 만큼 파손 위험이 늘긴 하겠죠.

두 서비스는 단점도 비슷합니다. 둘 다 시스템 백업은 안 됩니다. 운영체제가 제대로 작동 안 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운영체제부터 새로 설치한 후 복원을 진행해야 합니다.

장단점

두 서비스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CrashPlan은 소프트웨어가 압도적으로 훌륭합니다. 심지어 CrashPlan 서비스가 아닌 내부 서비스에 백업하는 기능까지 있습니다. 이렇게 내부 망에 백업한 데이터를 나중에 CrashPlan 서버로 올려도 됩니다. 그리고 하드디스크 발송과 웹에서 복원할 데이터를 직접 받는 옵션밖에 지원하지 않는 Backblaze와 달리 소프트웨어에서 직접 폴더나 파일을 골라 복원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사용성 면에서 아주 훌륭합니다.

CrashPlan은 복구시에도 여러 모로 편리합니다. Backblaze는 복구 과정이 이렇습니다.

  1. 새 컴퓨터를 설치한다.
  2. 백업 파일을 받아 수동으로 복원한다.
  3. 새 컴퓨터를 기존 라이선스에 등록하기 위해 기존 컴퓨터의 라이선스를 삭제해야 한다. 이때 기존 데이터는 모두 삭제된다.
  4. 모든 데이터를 처음부터 다시 백업해야 한다.

불편하거니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CrashPlan은 이와 다릅니다.

  1. 새 컴퓨터를 설치한다.
  2. 백업 파일을 받아 자동/수동으로 복원한다.
  3. 새 컴퓨터를 기존 라이선스에 등록한다.
  4. 앞서 복원한 데이터는 서버에서 삭제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초기 백업을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말입니다. CrashPlan은 느립니다. 열흘 간 Backblaze가 50기가를 백업했는데 CrashPlan은 10기가밖에 못 올렸습니다. 100 Mbps 광랜인 경우 보통 업로드 속도는 10 Mbps 정도로 제한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Backblaze는 회선의 대역폭을 모두 사용한 셈입니다. 하지만 CrashPlan은 그러지 못 했습니다.

요금에 있어서는 서로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컴퓨터 한 대를 등록할 땐 Backblaze가 싸지만 CrashPlan에는 가족 라이선스가 있습니다. 한 달에 약 1.5만원으로 무려 10대까지 백업 가능합니다.

권장 지침

온라인 백업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잘 모르는 가족에게 맞습니다. 이렇게 말하는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용량 문제입니다. 일반인은 사진과 문서만 잘 백업해두면 되는데 다 합쳐봐야 그렇게 용량이 크지 않습니다. 인터넷으로 백업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지요. 하지만 백업할 파일이 많다면 어떻게 될까요? 10 Mbps 로 100기가를 올리는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아십니까? 1테라는요? 아무리 빠른 Backblaze라 해도 제 하드디스크를 업로드하려면 몇 년이 걸립니다.

둘째는 서비스 구축의 편의성입니다. 온라인 서비스는 간단합니다.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서비스 이용료를 내면 끝입니다. 집에 있는 네 대의 PC를 생각하면 CrashPlan의 서비스가 저렴하다 싶습니다. 복원할 상황만 벌어지지 않으면 장비 문제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전혀 없거든요.

결론

저는 온라인 백업 서비스만 써도 되는 상황이 아닙니다. 백업할 데이터가 너무 많기 때문에 현재 백업 시스템을 그대로 두던가 개선하던가 해야 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가족이 보유한 4 대의 PC를 생각하면 일부에는 도입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은 고민을 더 해보려 합니다. 아무래도 돈이 꽤 들 것 같거든요.

참고 자료

최 재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고성능 서버 엔진, 데이터베이스, 지속적인 통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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